사진=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포스터
일본뿐 아니라 영미권 드라마까지 각색되는 경우가 늘면서 소재가 다양해졌다. 이미 검증된 스토리가 주는 안정감이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약 10편의 리메이크작이 편성표를 메웠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6작품의 리메이크작이 방송돼 순수 창작물의 위축도 우려된다.
‘더 뱅커’ ‘리갈 하이’가 상반기 시청자들을 만났다. ‘절대 그이’와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60일, 지정생존자’가 방송 중이다.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작인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들’ ‘리피트~운명을 바꾸는 10개월~’은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리메이크 드라마는 기댈 수 있는 흥행 원작이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을 보장한다. 이미 검증을 마친 것을 선보인다는 장점에 원작 팬들이 보내는 기대감 또한 화제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것이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에 단점이 쉽게 드러난다. 또한 원작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마니아들의 꼼꼼한 눈길도 견뎌야 한다.
각색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점도 많다. 현지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시청률 부진으로 이어진다. 리메이크작들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늘 원작과의 차이를 강조하며 장점은 살리되 국내 정서를 고려해 각색을 했다는 호소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리메이크작 성공 여부를 떠나 소재의 다양성을 넓혔다는 분명한 장점은 있다. 앞서 한국 드라마는 어떤 장르도 ‘기승전-멜로’ 공식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비슷한 전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 탄탄한 대본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는 활발한 리메이크를 가능케 한 배경이 됐다.
정의로운 형사가 아닌 나쁜 놈 못지않은 악한 형사를 다룬 ‘나쁜 형사’를 비롯해 과거로 타임슬립한 경찰이 복고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라이프 온 마스’ 등 형사물만 봐도 다양한 변주들이 가능했다.
그러나 리메이크는 아무리 각색을 하더라도 원안이 있기 때문에 순수 창작물과는 분명 다르다. 영국, 미국 드라마까지 리메이크 되면서 숫자는 점점 늘고 있다. 일본은 물론, 미국과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드라마가 각색되고, 여기에 웹툰까지 가세하면서 지나치게 안정성에 의존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따라온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창작물이 많이 나와야 작가들도 배출이 된다”라고 지적하며 리메이크작들이 늘어나는 것의 단점을 짚었다. 더불어 “오리지널 작품들이 많아야 저작권으로 얻는 수입도 얻을 수 있다. 창작 스토리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이유”라고 순수 창작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