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신입사관 구해령’이 독특한 설정과 만화 같은 유쾌한 분위기로 퓨전 사극의 맛을 살렸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주는 흥미가 초반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았다.
17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신세경 분)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차은우 분)의 로맨스 실록을 담은 드라마다.
여성은 사관이 될 수 없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첫 여성 사관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다소 판타지 같은 설정이 담긴 ‘신입사관 구해령’은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로맨스 사극의 매력을 각인시켰다.
특히 여성 사관이 될 구해령은 철없는 양반가 자제로 보이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당찬 성격으로 흥미를 자아냈다. 신부 수업에 지루해하던 노처녀 구해령이 밤마다 양반가 아녀자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책비로 활동하는 등 지루할 틈 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흥미를 이끌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 도원대군이자, 필명 매화로 연애 소설을 쓰는 이림의 반전 매력도 재미를 더했다. 궁 안에 갇힌 답답한 신세지만, 남의 연애를 훔쳐보며 소설에 담고 몰래 궁을 빠져나가 세상과 마주하는 이림의 이중적인 면모가 매력적이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이처럼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로맨스 사극의 발랄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 신세경은 노처녀라는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당당함으로 무장한 구해령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했다. 현대적인 말투를 적절하게 섞어 캐릭터의 발랄함을 배가시키며 조화롭게 극 안에 녹아들었다.
다만 사극이라는 장르도, 드라마 주인공도 처음인 차은우는 어색한 연기로 걸림돌이 됐다. 로맨스 소설에 열정을 쏟는 왕자의 이중적인 면모를 소화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 기본적인 발성도 되지 않아 안정감을 주지 못했으며, 소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토로하는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부족함을 드러냈다.
로맨스 장르인 만큼 신세경, 차은우가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진짜 세상을 만난 후 변하는 이림의 성장기도 다뤄지는 만큼 차은우의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 어색한 연기라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풋풋한 멜로 감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긍정적인 건 신세경, 차은우 외에 드라마에 안정감을 부여할 배우들이 포진해있다는 것이다. 대리청정 중이지만 신하들과 늘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불안한 세자 이진 역의 박기웅은 물론, 사관에 대한 책임감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 바른말도 서슴지 않는 민우원 역의 이지훈 등 어지러운 시대 상황을 보여줄 다양한 인물들도 담겨 풍성함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