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법원이 고(故) 김성재의 여자친구인 A씨가 '그것이 알고싶다'를 상대로 방송 금지 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파장을 낳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3일 故 김성재의 사망사건에 대한 의혹들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고편이 공개된 후 고 김성재 여자친구였던 A씨가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의 결정대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날 방송을 결방하게 됐다.
고 김성재의 사망 사건은 1995년 당시 큰 이슈였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김성재가 음악 방송 출연 이후 갑자기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 됐고, 그의 몸에서는 팔과 가슴에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다. 또 동물 마취제가 검출됐다. 용의자는 김성재 전 여자친구로 지목됐지만,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2011년 방송된 SBS 드라마 '싸인'에서도 다뤄졌다. 아이돌 스타 의문사 사건의 중심에 여자친구가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방송 직후에는 김성재의 타살의혹을 제기한 PD가 글을 올리기도 했다. PD B씨는 “김성재 사건의 타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이 나다. 여자친구를 최초로 언론에 공개한 것이 나다. CCTV를 지우지 않았다는 사실을 처음 취재한 것이 나다”면서 “SBS 드라마 ‘싸인’을 보고 이번엔 블로거로서 기사를 쓰고 싶었지만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무서웠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무섭다. 날 바라보며 ‘피디시죠?’하면서 묻던 그녀의 눈빛과 말투가 16년이 지난 오늘도 눈과 귀에 선하다”고 말했다.
B씨는 “죽기 전날 김성재의 오른팔에 아무 상처가 없었다는 점, 오른손잡이였던 김성재의 오른팔에 스물여덟방의 주사자국이 있었다는 점, 검출된 약성분이 환각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 김성재의 부검을 막았던 여자친구의 행동들” 등 자신의 취재 과정을 열거했다.
또 B씨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오른손잡이인 성재가 왼손으로 동물마취제 스물 몇 방을 주사로 혼자서 놓고 죽었고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에 같이 있었던 것은 우연이고 동물마취제를 산 것도 우연의 일치”라면서 “죄도 없는 그녀에게 PD로서 내가 한 짓은 죽어 마땅한 짓이었다. 이름도 얼굴도 바꾸고 잘 산다는데 그녀가 ‘싸인’이라는 드라마 때문에 또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으로 짐작된다. 소름끼치도록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에 김성재 여자친구는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그의 블로그 글은 일종의 취재 소감으로 A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적은 게 아니다”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