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복막암 투병 중이던 이용마 기자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MBC는 21일 “공영방송 수호에 앞장섰던 이 기자가 오늘 오전 6시 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알렸다.
MBC는 이 기자에 대해 “1969년 전라남도 남원에서 태어난 이 기자는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을 거쳐 1996년 문화방송 기자로 입사했다”라며 “그는 입사 후 본사(문화방송)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두루 거쳤다”고 이력을 설명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취재하면서 한결 같이 성역을 두지 않았고, 우리사회 각계각층에 공고히 자리 잡은 기득권 세력에 의한 폐해를 날카롭게 비판해왔다”며 “특히 특유의 날카롭고 정의로운 시선으로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과정에 대한 밀착취재 등 다수의 특종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 기자는 2011년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 5일 부당 해고됐다.
MBC는 “해직 기간 중에도 인터넷 방송, 연구와 강의 및 저술 활동 등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꾸준히 이어나갔다. 해고 5년 9개월만인 2017년 12월 8일 본사(문화방송)에 복직했고, 12월 11일 마지막으로 출근했다”고 했다.
MBC 설명에 따르면 이 기자는 이날 “2012년 3월에 해고되던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고 생각해서입니다”라며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까 꿈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그런 꿈. 정말 다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서게 된 건 작년 엄동설한 무릅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그게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서 있을 수 있을까요”라면서 “언론이 비판과 감시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 끊임없이 대변해야 합니다”라고 동료들에게 당부했다.
이 기자는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에서 두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든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 그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MBC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뜨겁게 싸웠던 이 기자를 기리기 위해 장례를 사우장으로 치를 계획”이라고 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23일,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