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 눈에 띄는 두 명의 인물이 있다. 씨야 출신으로 마그리드 아르노 역을 맡은 김연지와 뉴이스트 멤버 악셀 페르센 역의 황민현이다. 둘은 가수 출신으로 이번 ‘마리 앙투아네트’가 뮤지컬 배우 데뷔작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김연지가 맡은 마그리드 아르노는 거리에서 구걸하는 신분이지만, 삶에 적극적이며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인물이다. 후에 프랑스의 빈민들을 선동하고 혁명을 주창한다. 황민현이 맡은 악셀 페르센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하는 매력적이고 용감한 스웨덴 귀족으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이상주의자다. 현실적인 사랑의 결실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를 늘 도우려 하는 인물이다.
25일과 28일에 각각 뮤지컬 데뷔 무대를 가진 김연지와 황민현은 첫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각자의 매력을 보여주며, 까다로운 뮤지컬 관객들의 눈높이에 어느 정도 맞췄다.
실력파 보컬 그룹 씨야에서 이미 가창력을 입증한 김연지의 노래 실력은 안정적이었고, 때론 압도적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 역의 김소현과 듀엣으로 부를 때는 서로의 호흡을 맞출 줄 알았고, 다소 격한 움직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연기력은 보완이 필요했다. 김연지가 맡은 마그리드 아르노는 강하고 거친 캐릭터지만, ‘남성’ 캐릭터는 아니다. 그러나 김연지는 이를 억지스럽게 남성화시키려 했다. 김연지가 참고해야 할 선배 배우로는 아이비를 추천하고 싶다. 거칠지만 여성스러운 역을 잘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황민현은 외적으로 스웨덴 귀족으로 손색이 없다. 프랑스 궁전에서 열리는 파티 장면에서 황민현의 외모는 잘 흡수되어 보였다. 비록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김소현에게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 역시 여성 뮤지컬 관객들을 빠져들게 할 만 했다. 그러나 가창력과 연기력은 안정되지 못했다. 황민현은 듀엣으로 부를 때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가다가, 솔로로 부를 때는 음을 잡지 못한 채 불안함이 종종 연출됐다. 연기를 할 때도 감정 이입이 되는 것이 아닌, 대사만을 내뱉는 수준이 자주 보였다.
물론 공연 초반이고 둘 다 데뷔 무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부분들은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다고 본다. 김연지는 2006년 씨야로, 황민현은 뉴이스트로 2012년 데뷔했다. 각각 13년, 7년이라는 무대 경력이 온전히 쌓여 있을 것이다. 때문에 무대라는 공간에서 어떤 타이밍에 감을 잡아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 둘의 마지막 무대가 기대되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