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스틸
악인이 더 악한 악인을 응징한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주목받은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속 시원한 응징을 통해 사이다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를 영화화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평면적 캐릭터들의 지루한 활약으로 쾌감의 강도를 낮춘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이하 ‘나쁜 녀석들’)는 사상 초유의 호송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고,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뭉친 나쁜 녀석들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2014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동명의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 Strength(강점)
드라마에서 활약한 오구탁(김상중 분)과 박웅철(마동석 분)의 활약을 다시 보는 재미가 있다. 기존의 캐릭터 2인과 새로운 캐릭터 2인이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가운데, 오구탁과 박웅철의 케미스트리가 주는 안정감이 있다.
드라마와 달리, 딸을 잃고 병까지 얻은 오구탁의 카리스마는 실종됐지만, 위기의 순간에서 빛나는 리더십이 반가움을 느끼게 한다. 적재적소에 터지는 웃음과 시원한 액션 쾌감을 선사하는 박웅철의 활약도 여전하다.
■ Weakness(약점)
캐릭터들이 단편적인 탓에 전체적인 긴장감이 약하다. 긴 호흡으로 풀어낸 인물을 2시간 안에 요약한 탓일까. 원작 드라마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오구탁, 박웅철의 개성마저 줄어들었다.
드라마와 달리 딸을 잃고 몸까지 약하진 오구탁의 카리스마는 실종됐고,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데 열심인 박웅철의 의도도 명확하지 않아 궁금증을 남긴다. 적재적소에 터지는 유머와 타격감 넘치는 액션은 그동안 마동석이 보여준 캐릭터 매력이 기댄 성과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마동석이 주인공인 액션 영화보다 강도가 약해 매력을 보여주기엔 역부족이다.
사진=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스틸
새로 합류한 캐릭터들은 더욱 심각하다. 사기 전과 5범의 곽노순(김아중 분)은 나쁜 녀석들 팀의 브레인이라는 설정이 주어졌지만, 그가 영리하게 머리를 굴려 사건을 해결하는 부분은 전혀 없다. 배우 김아중의 능글맞은 연기력 외에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경찰 출신 범죄자 고유성(장기용 분)도 범죄자에 대한 맹목적인 반감을 가진 뚝심 있는 캐릭터임에도 입만 열면 욕을 하는 거친 모습 외에는 캐릭터의 설정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팀원들 간의 케미스트리도 살아나지 않아 팀플레이가 주는 다채로운 재미도 느낄 수 없다.
드라마가 보여준 매력적인 세계관도 평면적인 캐릭터 활약에 재대로 살아나지 못한다. 사고가 난 호송차량에서 탈출한 탈주자와 이 사고를 꾸민 배후를 쫓는 나쁜 녀석들은 그저 잔혹하게 상대를 응징하는 데만 집중한다. 그렇다 보니 단순히 액션신의 나열만 이어질 뿐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쫄깃한 긴장감이 실종됐다.
■ Opportunity(기회)
동명의 원작 드라마의 마니아들이 많았다. 김상중, 마동석 등 주요 주인공들도 그대로 출연해 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김아중, 장기용이라는 새로운 캐릭터 활약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능청스러운 매력을 뽐낸 김아중과 거친 카리스마를 보여준 장기용이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을 받는 요소다.
■ Threat(위협)
추석 개봉하기에 적합한 범죄 오락 영화지만, ‘타짜: 원 아이드 잭’과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특히 나쁜 놈들의 활약알 다뤘다는 점에서 ‘타짜: 원 아이드 잭’와의 유사함도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타짜: 원 아이드 잭’과의 정면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받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