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버티고' 스틸
위태로운 30대 직장인 여성을 그린 ‘버티고’의 천우희는 이 시대 청년들의 공감을 자신했다. 18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준비한 전계수 감독의 깊이와 천우희의 현실적인 연기가 어떤 시너지를 만들지 관심이 쏠린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8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버티고’ 제작보고회에서는 전 감독이 “현기증과 이명을 앓는 30대 직장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녀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가 차례로 붕괴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무엇보다 천우희가 연기한 서영이 아름답게 추락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고 영화의 내용을 설명했다.
천우희는 고층빌딩 안에서 현기증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서영을 연기한다. 회사, 집안일 어느 것 하나 뜻대로 되는 것 없는 인생에서 수족관 물고기처럼 부유하는 삶을 그릴 예정이다.
천우희는 “서영은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이라면 다 공감할 것 같다. 연인, 가족,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관계를 다루는데, 확실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는 현실적인 모습을 담는다”라고 공감을 자신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또래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했다. 특히 마지막 대사를 보고 크게 공감해 출연을 결정했다. 내가 느낀 것처럼, 다른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해 기대를 더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도 30대 여성을 그린 천우희는 “드라마와 영화 속 캐릭터는 삶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내 입장에서는 동 시기에 비슷하면서 다른 캐릭터를 그려 흥미로웠다. 내 또래가 겪은 이야기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그릴지 고민했다”고 현실감을 강조했다.
전 감독은 “30대의 배우들 사진을 보다가 천우희를 보고 단번에 느낌이 왔다. 프리 프로덕션 때도 공감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연기를 어떻게 할지 정말 궁금했는데, 그녀가 움직이는 걸음걸이, 말하는 방식, 창밖을 바라보는 표정 등 시나리오를 쓰며 상상한 모습과 너무 일치해 깜짝 놀랐다. 서영 그 자체였다”고 칭찬했다.
천우희는 이번 영화에서 두 남자와의 멜로 연기도 선보인다. 사내 최고의 인기남 진수 역의 유태오와는 사내 비밀 연애를 하며 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와의 관계가 무너진 뒤에는 일하는 건물 외벽을 청소하는 로프공 관우 역의 정재광과도 묘한 인연을 맺게 된다.
사진=영화 '버티고' 스틸
천우희는 “두 남자와 멜로 호흡을 맞췄는데, 일단 감사했다. 유태오는 준비성이 정말 철저하다. 주변에 있는 것들에 영감을 받고, 그것을 공유해줬다. 정재광은 신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많은 질문을 하며 나와 호흡을 하려고 해줘 고마웠다”고 했다.
유태오는 “멜로를 좋아한다. 평소에도 천우희와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이전에 어느 영화 뒤풀이 현장에서 만나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해 두 사람의 멜로 호흡을 기대케 했다.
정재광은 이번 작품으로 상업 영화에 첫 출연했다. 그는 “많이 긴장했는데, 다들 편하게 대해주셨다. ‘이래도 될까’ 싶을 만큼 편하게, 재밌게 촬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층 외벽을 청소하는 로프공이라는 생소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소방관들이 인명 구조를 하기 위해 하는 훈련이 있는데, 짧게나마 그 훈련에 참석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전 감독은 “생소한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독립영화에서 주목받는 배우들의 리스트를 받아봤다. 그중에서 정재광이 출연한 단편영화를 보게 됐고, 거친 역할 너머 결핍을 표현하는 느낌이 좋아 만나게 됐다”고 그의 매력을 칭찬했다.
‘버티고’는 10월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