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가 다음달 12일 상장한다. (자료=연합뉴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다음달 12일 상장한다. 프랜차이즈 기업 중 코스피 직접 상장하는 첫 기업이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계 특성상 유행에 따라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고 변수가 많은 만큼 핑크빛 미래만을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카페베네, 제너시스BBQ, 본아이에프, bhc 등이 직접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내달 12일 코스피 상장을 위해 28, 29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이후 다음달 3일~4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 주식은 총 580만주다. 공모 희망가는 1만600원∼1만2300원, 공모 예정 금액은 615억∼713억원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1991년 설립했다. 현재 국내에서 123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801억원, 영업이익은 39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2156억원, 153억원을 올렸다.
■ 창업주 갑질·보복성 인사 논란...불매운동 걸림돌
교촌치킨이 직접 상장을 앞두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18년 3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처음으로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해 갑질 논란이 일었다.
2015년 3월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의 6촌 동생인 A씨가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담김쌈’ 주방에서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A씨의 직급은 상무였다.
당시 A씨는 매장에서 직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바닥에 꽂는 등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자비한 폭행을 자행했다.
폭행 사건 이후 A씨는 퇴직했지만 1년도 안돼 재입사했다. 이후 A씨가 복직 후 보복성 인사조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교촌치킨에 실망한 소비자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맹비난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권원강 회장은 작년 3월 회장직에서 사퇴했다.이후 교촌에프앤비는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지낸 소진세 회장을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권 전 회장의 교촌에프앤비 지분은 95.6%에 달했다. 또 갑질사건의 여파로 벌어진불매운동으로 인한 실적부진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도 상장에 걸림돌이 됐다.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5개월이 흐른 지난달 심사를 통과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3년간의 긴 시간동안 공을 들여 공모절차에 들어갔지만 교촌치킨의 핑크빛 전망을 장담할 수 없다.
통상 프랜차이즈는 경기 영향에 민감하고 대체 수단이 많다. 이에 따라 지속 성장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
교촌치킨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업체는 MP그룹이다. 한때 MP그룹은 미스터피자를 내세워 업계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를 비롯한 피자헛의 레스토랑형 매장은 대부분 폐업했으며 현재 배달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MP그룹은 지난 2017년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매출 타격을 입었다. 더불어 같은해 7월 MP그룹은 같은해 7월 정우현 전 회장이 150억원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이후 주권매매 거래가 3년째 정지된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조치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MP그룹에 묶인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은 300억원에 달한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지난 22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열린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소 회장은 “내년 중동 지역과 대만 등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교촌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지난달 기준 중국·미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6개국에 3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동과 대만을 비롯해 미국 하와이, 터키, 호주 등 총 25개국에 537개 매장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침이다.
더불어 현재 1234개 매장을 2025년까지 15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갑질 논란이 일어난지 3년이 지났지만 상장을 앞둔 교촌치킨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잊으면 안 된다. 앞서 MP그룹이 쓰러진 사례를 거울삼아 업계 최초 직상장의 역사를 흑역사가 되지 않도록 이끌어나갈지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