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이 폐암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성과로 올해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를 돌파했다. 렉라자의 출시 국가가 점차 늘어나면서 유한양행의 실적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별도기준 매출은 5562억원, 영업이익은 4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190.1% 증가했다. 모두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256억원,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148.1%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 1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렉라자가 있다. 렉라자와 J&J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하 렉라자 병용요법)의 글로벌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라이선스 수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유한양행의 라이선스 수익은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02.3% 급증했다.
렉라자는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인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로부터 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전임상과 임상을 진행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018년 11월 중 얀센과 총 12억5000만달러(약 1조6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다시 기술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아 9월 미국시장에 출시되면서 유한양행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령역시 본격화됐다. 올 2분기까지 렉라자 병용요법이 허가된 국가는 미국, 유럽, 한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중국에서 판매 승인을 받으며 세계 3대 의약품 시장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 이번 중국 진출로 유한양행은 4500만달러(약 625억원)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받게 될 전망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5월 렉라자의 일본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1500만달러(약207억원)을 수령한 바 있다.
국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이미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시아인의 경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EGFR 변이 발현율이 40~50% 정도로 서양인(10~15%) 대비 월등하게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내 렉라자의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독일에서도 병용요법에 따른 임상 효능을 인정 받아 내년 건강보험 등재가 유력해진 상황이다. 보험에 등재될 경우 환자부담이 줄어 본격적인 처방 확대가 전망된다.
또한 병용요법으로 함께하는 리브리반트의 SC(피하주사)제형이 추가로 허가를 받을 경우 편의성이 확대되면서 매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J&J는 리브리반트 SC 제형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를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4월 허가를 획득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R&D 기술수출을 매년 1건 이상 ▲매년 2개 이상 신규 임상 파이프라인 도출 등의 계획을 공개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위해 매출 역시 연평균 10%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J&J에 따르면 병용약물인 리브리반트 SC제형이 지난 4월 유럽품목허가를 받았고 하반기 중 미국 허가도 기대되는 등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휘한 기반이 구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렉라자 출시 국가 확대와 병용약물의 투약 편의성 개선에 따른 실처방 성장을 기반으로 향후 큰 폭의 매출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