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GC녹십자의 알리글로, 대웅제약의 나보타. 사진=각 사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개발한 신약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실적 견인을 주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GC녹십자의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 등이 미국 시장에서 자리잡으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이 분기 성장 폭을 최대치로 경신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SK바이오팜의 2025년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2.1%, 전년 동기 대비 31.6% 성장한 1763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41.1%, 전년 동기 대비 137.6% 증가한 6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분기 매출 1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전분기 대비 15.6%, 전년 동기 대비 46.5% 성장한 15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월 평균 신규 환자 처방 수(NBRx)는 지난 1분기에 월간 1600건을 넘어선 이후 2분기에 약 1800건 수준으로 올라서며 크게 성장했다.

GC녹십자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003억원을 기록했다. GC녹십자의 분기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글로는 미국 출시 1년 만인 지난달 1000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했다. GC녹십자는 미국 시장에 알리글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 1월 혈장센터 운영사 ABO홀딩스를 인수했다. ABO홀딩스는 캘리포니아주 뉴저지주 등에 있는 미국 내 6개 혈장센터에 더해 2027년까지 텍사스주에 2개 혈장센터를 추가 건설해 미국 시장에서의 알리글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도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나보타는 올 상반기 매출 115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902억원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매출 2000억원 돌파도 예상된다. 미국 미용 톡신 시장에서는 주보라는 브랜드로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하며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나보타는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에서 보툴리눔 톡신 수요가 가장 큰 시장으로, 품질, 안전성, 제조관리 기준이 가장 엄격한 국가다.

업계는 국내 제약사들의 미국 시장 공략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소비국이며 신약 가격의 마진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공을 들이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 시장의 성공은 곧 글로벌 시장의 성공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만큼 까다로운 규제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이 더해져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국산 신약들의 미국 시장 활약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