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GS홈쇼핑 합병 이후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지난달 10일 GS홈쇼핑을 품은 GS리테일이 합병 한 달만에 갑질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GS리테일은 온라인·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지닌 GS홈쇼핑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GS리테일은 합병 후 오는 2025년 기준 거래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합병 발표 후 10일 만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0억원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왓슨스코리아가 뷰티·헬스 브랜드 랄라블라를 운영하며 2016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다수의 납품업자로부터 직매입한 상품 98억원어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한 사실을 적발했다.
랄라블라는 허연수 부회장이 지난 2017년 6월 자회사로 인수했으나 적자폭이 늘고 있는 사업군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1682억원, 영업적자는 158억원을 기록했다.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문제는 지난 9월에도 불거진 바 있다. 중소기업 A사로부터 마카롱을 발주 받았다가 판매가 부진해지자 해당 제품 입고를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사가 GS리테일에 발주한 2만7000개의 마카롱은 이틀 만에 품절됐다. GS리테일은 A사에 추가로 17만개의 제품을 발주했다.
그러나 초반과 달리 마카롱 판매는 지지부진했고 GS리테일은 A사에 4월말 경 다른 납품업체를 알아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A사는 울며겨자먹기로 제3의 업체에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납품했다. A사는 이 과정에서 막심한 손해를 입었다며 GS리테일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GS리테일은 “원래 A사가 공급하기로 한 8억원 어치의 마카롱 물량 매입을 약속해 상황이 정리했었다”며 “A사가 이후 갑자기 2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한 상황”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여기에 조윤성 사장의 막말 논란이 얹어졌다.
지난 10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 GS리테일 임원방의 카카오톡 단톡방이 화제가 됐다.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단톡방에서 “재택근무나 따지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리더와 구성원은 GS25를 파멸시킨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로 대다수 기업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또한 “현장은 80년대 구멍가게를 연상케 하는 청결, 진열, 인사. 그리고 빨간 매직으로 삐틀어진 손글씨로 각종 안내·금지 표지가 붙어있는 곳이 한두 점포가 아니다”라며 “OFC. 팀장은 어디 숨어서 얼굴 한번 안보이는지 그야말로 점격이 최악이다”는 강도 높은 비난의 글이 담겨 있었다.
GS리테일측은 해당 발언이 재택근무를 부정적으로 보고 비판한게 아니라 점포와 경영주들간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시원한 답변이 되기 어려웠다.
사업 초기이지만 베트남 시장에서의 부진도 GS리테일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GS25는 지난 2018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베트남 손킴그룹과 손잡고 지분 30%를 투자해 만든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에 진출했다. 영업 3년째인 올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법인은 올 3분기 43억7500만 원 적자를 기록해 1년 전보다 적자가 2배 가까이 늘었다.
GS리테일은 최근 유통업계 최초로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등급과 무색하케 갑질 논란으로 안팎이 시끄럽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 타격을 위해 합병 등의 반전 카드는 업계에서도 기대심리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파 속에 꽁꽁 얼어붙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따스한 봄을 낙관하기 힘든 시점이다. 높은 수치의 상생지수보다 꼼수와 갑질이 아닌 진정성이 담긴 마음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움직이는 태도 견지가 더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