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를 통해 새롭게 사장으로 승진한 임주현, 임종훈 사장(자료=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세 자녀들이 모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일찍이 그룹에 입사하긴 했으나 특별한 성과가 없다. 이때문에 이번 인사를 향한 경계의 눈초리도 존재해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모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임주현·임종훈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창업주 일가 2세들을 모두 사장직에 앉혔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을 겸하고 있는 고 임성기 회장 장남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에 이어 세 남매가 모두 사장직을 맡게 됐다. 발령 일자는 내년 1월1일이다.
고 임성기 회장의 장녀 임주현 사장은 그동안 글로벌 전략과 인적자원 개발(HRD) 업무를 맡아왔다. 3남매 중 막내 임종훈 사장은 경영 기확과 최고투자책임자(CIO) 업무를 맡았다.
임주현 신임 사장은 1974년생으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미스칼리지 음악과를 나왔다. 그 후 지난 2007년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유일한 여성 임원으로 지난 2017년 한미벤처스 사내이사에 등기했다.
임종훈 신임 사장은 1977년생으로 미국 벤틀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친누나인 임주현 부사장과 같은 2007년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 3월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사내이사에 선임된지 1년도 되지 않아 부사장직에 올랐던 바 있다.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3남매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에 뛰어들었다. 특히 지난 2006년 입사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사장 자리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장남인 만큼 작년부터는 대외활동에 적극 나서면서 후계자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남매 중 누가 후계자 자리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현재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은 각각 3.65%, 3.55%, 3.14%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각자 소유 지분이 비슷해 지분율로만은 후계자가 누가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에 업계에서는 고 임 회장의 지분 34.27%가 어떻게 배분되느냐에 따라 후계자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당 지분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도 미지수인 건 마찬가지다. 현제 세 남매 모두 특별한 성과는 보이지 못하고 있어 애매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3남매가 어떤 성과를 보일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2세들의 시험대라고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2세들이 사장직에 오르면서 업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며 “이들이 앞으로 어떤 경영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고 임성기 회장의 지분이 배분돼 후계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