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전항일 대표(자료=이베이코리아)
미국 이베이가 국내에서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앞두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시장 매물로 내놨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 하자 마지막 힘을 싣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대규모 공채를 진행한다. 오는 22일까지 총 27개 분야에서 두 자릿수 인원을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한다.
미국기업인 이베이는 지난 2001년과 2009년 옥션과 지마켓을 인수해 운영해왔다. 해당 업체들은 쿠팡과 티몬 등 이커머스 강자들의 등장에도 현재까지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여전히 업계에서 실적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 하는 이유로는 전폭적인 투자로 인한 자금 출혈이 큰 이유로 꼽힌다. 국내에서 공고히 자리 잡기 위해 아직까지 몸 사리지 않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 이베이코리아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이미 투자금 회수를 시작했다. 이베이 본사는 당시 이베이코리아로부터 약 1조원을 가져가면서 본격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조상급인 지마켓과 옥션이 별다른 투자 없이 성과를 내기 충분했다. 그러나 새롭게 이커머스 강자로 떠오르는 쿠팡과 티몬 등이 그동안의 투자에 따른 실적 향상을 본격적으로 보일 전망이다. 더 이상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힘든 이베이코리아는 투자 대신 매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5조원 이상의 희망 매각가를 달고 시장 매물로 나왔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이들을 인수하면 국내 시장에서 단숨에 상위권을 차지할 수는 있지만 지금껏 미뤄왔던 투자를 대신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매수 희망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 추후 투자금 지출도 부담되는 상황에 5조원이라는 매각가 또한 큰 부담이다.
이에 이베이코리아는 뒤늦게 대규모 인력 채용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일 계산을 한 듯 보인다. 그동안은 이베이 본사의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느라 인재 영입 등 적극적인 회사 발전을 위한 투자에는 소홀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제 회사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례적인 대규모 공채 진행에 대해 “이번에는 신임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대표의 적극적인 인재 영입 의지와 내부 필요에 따라 공채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상반기 공채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계속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지속적인 공개채용 일정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