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1 제품 사진(자료=연합뉴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애플에 밀렸다. 애플이 아이폰12 출시를 늦춰 4분기 판매가 집중된 영향이 커 일시적인 순위 변동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4분기 세계시장에서의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은 7994만2700대, 삼성전자는 6211만7000대로 애플이 삼성을 앞섰다. 애플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9% 올랐고 삼성전자는 11.8%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다.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 2억5302만대, 애플 1억9984만대다. 삼성전자는 전년에 비해 판매가 14.6% 줄었지만 여전히 연간 기준으로는 애플을 앞서고 있다.
아이폰12(자료=SK텔레콤)
■삼성전자 앞선 애플, 화웨이의 밀어주기·아이폰12 출시 연기 영향 커
지난해 4분기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삼성을 앞설 수 있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아이폰12 출시가 10월로 미뤄진 탓에 4분기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또 미국 정부 제재로 반도체 부품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화웨이가 추락 직전 애플을 치켜세워줬던 것도 한 몫 했다.
화웨이는 지난 2019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웨이는 항상 애플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며 애플을 화웨이의 선생님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지난해 4분기 3431만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든 판매량을 보였다. 화웨이는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 하게 돼 스마트폰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웨이가 애플을 찬양하고 나서니 화웨이 고객들이 애플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화웨이 반사이익을 수혜했다면 삼성전자는 LG의 모바일 사업부 철수로 인한 반사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S21 시리즈(자료=삼성전자)
■자존심 상한 삼성전자, 다신 밀리지 않겠다는 포부?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로 처음 애플에 밀린 삼성은 빠르게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들은 갤럭시S21 시리즈를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출시하고 출고가 또한 낮췄다. 그 결과 출시일인 지난달 29일부터 11일간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에 비해 판매량이 30%가량 늘었다. 해외시장에서도 전작보다 20% 더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애플 견제는 신제품 조기 출시와 출고가 인하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애플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가되던 소프트웨어(SW)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애플은 자사 아이폰 운영체제 iOS 업데이트를 최대 5~6년 지원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업데이트를 2년 지원하는데 그쳐 애플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갤럭시 스마트폰 보안 업데이트 지원을 최소 4년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지난 2019년 이후 출시 모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30개 이상의 모델에 대해 정기 업데이트를 제공하게 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시큐리티팀 신승원 상무는 “기술 발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모바일 기기를 더욱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사용자들이 갤럭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기간 내내 안심하고 최상의 모바일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중저가 라인업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과거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도 보급형 모델 아이폰SE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도 중저가 시리즈인 갤럭시A 라인업 강화로 점유율 제고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