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를 바꾼 김용범 부회장의 리더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진=메리츠화재)
‘만년 5위’라는 꼬리표를 달고다니던 메리츠화재가 '업계 최대 이익'을 거두는 회사로 변모했다. 변화는 김용범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후부터 시작됐다. 보험업계가 김 부회장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5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54억원, 당기순이익 1099억원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53.2%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지난해 개별기준 순이익만 봐도 2019년 대비 59.8% 늘어난 4334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의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기록은 지난 2017년 3846억원이었다. 2년만에 500억원이 넘는 순익이 더 늘어났다.
보험업계에서는 판매율보다 유지율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신규 가입자보다 기존 가입자의 보험료 납입이 일정해야 순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유지율도 개선세가 확연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13회차 유지율’은 85.4%로 2016년 4분기에 기록한 76%와 비교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내부적인 성장뿐 아니라 외형 성장도 눈에 띈다. 보험사의 핵심 자원인 설계사 조직이 대폭 강화됐다. 2016년 말 기준 1만 1973명이던 전체 재적인원이 지난해 말에는 2만 7088명으로 1만 5115명이나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성장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내외부에선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서 혁신을 성공한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에 2015년 취임하자 회사는 변했다. 김 부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사내 문화부터 하나하나 바꿔나갔다.
김 부회장은 증권사 사장 시절 추진한 ‘대면 결재 금지, 전자결재 전면 시행, 문서 작성 80% 줄이기, 정시 퇴근’을 메리츠화재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본부장급 자리를 전속 설계사에게 개방한 것도 업계 화제였다.
또 김 부회장은 8총괄 31본부 1담당 134팀으로 인력 구조가 상당히 방대했던 조직을 줄이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중간 지역단을 없앤 후 현장 점포를 본사 직속으로 뒀다. 또 현장 지점 규모도 초대형 점포로 전환했다. 그러자 영업관리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다.
줄어든 비용으로는 투자를 감행했다. 보험료를 인하했고 영업조직 수수료 인상을 시도했다. 이와 함께 전속 설계사 수수료 체계도 바꿨다. 복잡한 규정 때문에 제대로 된 수수료를 받지 못했던 대부분의 전속 설계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환영했다.
고객들이 끌릴만한 경쟁력 있는 상품도 연이어 출시됐다. 성인통합보험(연 만기)의 경우 경쟁사 대비 최대 30% 이상 보험료가 저렴하게 책정됐고 어린이보험도 경쟁사 대비 최대 5% 이상 저렴한데 혜택은 비슷하게 설계됐다.
매출의 핵심 상품인 성인, 어린이 통합 상품에서 경쟁사 대비 뛰어난 보험료 경쟁력을 갖추다 보니 전담 설계사들이 신나게 판매에 나섰고 당연히 판매량은 물론 유지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러한 성과와 혁신은 김 부회장을 3연임으로 이끌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김 부회장의 재선임을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연임으로 김 부회장은 2024년 3월까지 9년간 회사를 이끌게 됐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올해 인보장 시장점유율 20%로 1위, 법인보험대리점(GA) 부문 업계 1위, 장기보험 손해율도 업계 1위, 자동차보험 순익도 업계 1위, 투자이익률도 업계 1위’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김 부회장이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를 생각하면 이러한 목표가 과언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최대실적과 연임 확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그의 리더십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