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자료=키프리스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인프라의 생태계 진화를 이끄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면서 결제의 최전방에 있는 '카드'의 효용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화되면 기존 금융권의 일부 역할이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카드사로는 최초로 신한카드가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에 나서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신한을 뜻하는 SH에 원화를 의미하는 KRW를 조합해 ▲SHCw ▲SKRW ▲KRWSH ▲SOLKRW ▲SHWON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8개를 지난달 28일 출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신한카드와 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준비에 나서는 등 의욕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날 애플 '지갑 앱'에 신한카드를 등록 알림이 뜨는 등 조만간 애플페이에서 신한카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는 애플페이라는 새로운 결제 수단을 채 장착하기도 전에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다음 생태계를 준비하고 나섰다. 급변하는 결제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은 페이 시장 진입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준비까지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준비에 나선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자칫 카드사들의 모든 서비스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트래블카드의 경우, 환전 수수료가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지만, 향후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가 확대되면 무의미한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경우, 환전의 필요성이 아예 사라지기 때문이다.

은행 및 핀테크 업체들이 대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비하고 있는 것도 카드사로서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결제 영역에서 각종 페이사들에 시장을 내주고 있는 카드사들로서는 자칫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

한편 글로벌 카드사들은 앞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자사 네트워크에 흡수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비자는 남미 1억 5000만개 가맹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한 ‘코인 카드’를 출시했고, 마스터카드의 경우 글로벌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