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신세계와 롯데의 경합이 흥미진진하다. (사진=연합뉴스)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 참여를 결정하며 업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양사 중 어느 기업이 유리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이 마감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베이는 지난 1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후 매각 희망가로 5조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분 100%를 매각하는 조건이다.
당초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통공룡인 롯데와 신세계의 자웅겨루기가 이번 입찰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신세계가 이번 경합에서 승리하면 오픈마켓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신세계는 그동안 상품 구색 강화를 위해 오픈마켓을 도입하려고 했다. 이커머스 사업의 우위 선점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의 동탄 물류센터도 신세계 입장에서는 군침을 흘릴 만하다. 이베이코리아의 구축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도 물러설 수 없다. 롯데온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작년 롯데온 거래액은 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세에 비하면 미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입찰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양사가 유통대기업이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것이라 보지만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신세계와 롯데는 과거 인수전에서 여러번 격돌했다.
양측은 지난 2009년 치열한 부지쟁탈전을 벌였다. 2009년 3월 롯데는 경기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내 부지 매입 협상을 벌였다. 이 부지를 신세계가 매입하며 양측의 앙금이 시작됐다.
롯데쇼핑은 2008년 1월 아웃렛 개점을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와 20년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임차에서 매입으로 계약 변경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가 부동산 개발업체와 전격적으로 매입 계약을 맺은 것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일격을 맞은 격이 됐다.
이후 신세계는 2009년 3월 해당 부지에 신세계사이먼 아웃렛 파주점을 열었다. 롯데는 해당 부지에서 약 5㎞가량 떨어진 출판단지에 롯데 아웃렛 파주점을 개장했다.
양측의 토지 쟁탈전은 2014년에도 일어났다. 이때는 상황이 반대였다. 신세계는 2012년부터 백운지식문화밸리 내 복합쇼핑몰 부지에 공을 들였다. 신세계는 의왕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가 물량공세를 내세워 해당 부지를 차지했다.
인천터미널 부지를 두고 양측이 대립한 사례도 있다. 신세계는 1997년부터 인천터미널에서 백화점을 운영했다.
지난 2015년 양사는 금호산업 인수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신세계는 2월 25일 금호산업 인수 의향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26일 철회 입장을 전달했다.
당시 신세계 측은 금호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단지 경쟁사가 입찰에 들어올 경우를 대비한 의향서 제출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처음부터 금호산업 인수 의사가 없었다고 봤다. 경쟁사인 롯데그룹의 참여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롯데의 불참을 확인하고 의사를 번복한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