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사옥 전경.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공공택지 낙찰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큰 이익을 거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LH로부터 제공받은 ‘LH 2008~2018년 공동주택용지 입찰 및 낙찰 현황’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LH가 분양한 공공택지 473개 가운데 44개를 가졌다. 이는 전체의 9.3%에 해당하는 비율로 LH 공공택지 확보율 전국 1위다.
송 의원은 "호반건설은 LH가 분양하는 공동주택용지를 낙찰받기 위해 필지 1개당 평균 11.5개 이상의 계열사를 투입했고, 최대 34개 계열사를 동원하기도 했다"며 호반건설이 공공택지 낙찰을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건설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 위주로 공공택지 분양 뽑기 방식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LH는 그동안 신생 건설사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서 공공택지 분양을 단순 추첨제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비상장 중견건설사들만 이득을 보는 일이 벌어졌다. 공공택지 조성 당첨률을 높이기 위해 호반건설사 등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추첨에 나선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경우는 자회사나 주식회사로 이루어져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해 추첨에 나서는 일이 불가능하다"며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LH의 단순 추첨 방식의 분양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몇년 째 고쳐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가족 명의로 된 페이퍼컴퍼니에서 LH로부터 낙찰받은 땅이 있다면 이를 승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위험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에서도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해 설계평가로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와 LH가 공공택지 추첨 분양 방식 문제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이는 사이 호반건설은 2010년 시공능력평가순위 62위에서 2019년 10위로까지 뛰었다. 2018년 호반건설의 영업이익은 279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4%를 달성했다. 다른 대형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이 5% 내외에 그친 것에 비하면 약 5배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호반건설의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