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외동딸 도모미를 둔 지카코는 문득 딸의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것이고 더 이상 딸 옆에 있어주지 못할 것이다. 혼자 살면 경제력도 문제지만 외로움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젠가는 결혼하겠지’하고 태평하기 기다릴 수는 없다. 의류 회사에 다니고 있는 도모미는 주위에 온통 여자들뿐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남자를 만날 길이 없다. 지카코는 고민 끝에 부모 대리 맞선 활동에 참가한다. 먼저 부모들끼리 신상명세서를 교환하고 자녀들에게 의사를 물어 맞선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리맞선 현장에서 지카코는 뜻밖의 사윗감들과 맞닥뜨린다. 30대 중반 나이에 영락없는 아저씨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가사와 육아는 당연히 여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남자, 출산을 운운하며 40대의 나이에도 무조건 어리고 예쁜 여자만 찾는 남자… ‘여기서 누구를 골라야 하지?’ 과연 지카코는 마음에 쏙 드는 사위를 찾아 도모미를 결혼시킬 수 있을까? 비혼주의가 만연한 요즘세대와 달리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당위성에 안절부절하는 요즘 부모들.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당사자 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큰 숙제이자 고민이다. 연일 높은 비혼율을 찍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한 이 소설은 주인공 지카코를 중심으로 한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보여주며 결혼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 한 사람,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소설에는 다양한 삶의 유형이 나온다. 결혼을 하지 않고 커리어를 쌓으며 독신인 친구들과 집을 사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이뤄가며 사는 삶, 일찍 결혼을 했지만 이혼을 해서 혼자 육아를 꾸려가는 삶, 평범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삶. 작가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사람들마다 다른 삶의 형태를 비추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비혼이나 결혼,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인물들의 생생한 대화로써 실감을 더한다.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는 삶의 모습에서 결혼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우리는 어떠한 것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짚는 것과 동시에 유머러스함을 놓치지 않는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소설로 다양한 삶을 간접 경험하고 우리의 인생에서 결혼이란 선택의 길목에 놓였을 때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갖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끈다. 가키야 미우 지음 |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03월 25일 출간

[오늘의 책] 결혼 안 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맞선 서바이벌을 벌인다면?

가키야 미유 신작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박진희 기자 승인 2021.04.02 08:30 의견 0


28세 외동딸 도모미를 둔 지카코는 문득 딸의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것이고 더 이상 딸 옆에 있어주지 못할 것이다. 혼자 살면 경제력도 문제지만 외로움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젠가는 결혼하겠지’하고 태평하기 기다릴 수는 없다. 의류 회사에 다니고 있는 도모미는 주위에 온통 여자들뿐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남자를 만날 길이 없다. 지카코는 고민 끝에 부모 대리 맞선 활동에 참가한다.

먼저 부모들끼리 신상명세서를 교환하고 자녀들에게 의사를 물어 맞선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리맞선 현장에서 지카코는 뜻밖의 사윗감들과 맞닥뜨린다. 30대 중반 나이에 영락없는 아저씨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가사와 육아는 당연히 여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남자, 출산을 운운하며 40대의 나이에도 무조건 어리고 예쁜 여자만 찾는 남자…

‘여기서 누구를 골라야 하지?’ 과연 지카코는 마음에 쏙 드는 사위를 찾아 도모미를 결혼시킬 수 있을까?

비혼주의가 만연한 요즘세대와 달리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당위성에 안절부절하는 요즘 부모들.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당사자 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큰 숙제이자 고민이다.

연일 높은 비혼율을 찍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한 이 소설은 주인공 지카코를 중심으로 한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보여주며 결혼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 한 사람,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소설에는 다양한 삶의 유형이 나온다. 결혼을 하지 않고 커리어를 쌓으며 독신인 친구들과 집을 사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이뤄가며 사는 삶, 일찍 결혼을 했지만 이혼을 해서 혼자 육아를 꾸려가는 삶, 평범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삶. 작가는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사람들마다 다른 삶의 형태를 비추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비혼이나 결혼,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인물들의 생생한 대화로써 실감을 더한다.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는 삶의 모습에서 결혼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우리는 어떠한 것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짚는 것과 동시에 유머러스함을 놓치지 않는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소설로 다양한 삶을 간접 경험하고 우리의 인생에서 결혼이란 선택의 길목에 놓였을 때 좀 더 다양한 시각을 갖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끈다.

가키야 미우 지음 |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03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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