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26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 일정을 앞당기며 협상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6일 업계에 다르면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교섭을 시작했다. 지난 14일 노조가 교섭요청을 보낸 후 12일 만으로, 해마다 노사 양측이 기 싸움을 벌이며 교섭을 미루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노조는 전날 소식지를 내고 ‘굵고 짧게’ 교섭을 끝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도 있어 교섭이 생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염려가 반영됐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사측이 노측의 핵심 요구안에 부응한다면 최단기간에 교섭을 끝낼 용의가 있다”면서도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교섭을 해태한다면 지체 없이 쟁의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노조가 교섭에 속도를 올리는 데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자동차 반도체 수급 문제가 겹치면서 노사관계까지 갈등을 빚으면 비난 여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2분기 들어서만 아산공장 가동을 세 차례 중단한 바 있다.

노조는 앞서 ▲임금 9만9000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정년 만64세 연장 등의 요구안을 확정하고 사측에 전달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측이 미국에 투자하는 8조원 규모의 전기차 생산설비를 국내에 우선 투자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사 양측의 본격적인 교섭은 다음달 중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수 노조지부장은 이날 상견례에 앞서 “6월부터 집중 교섭을 벌이겠다”며 “모든 안건을 의례적으로 여러번 검토하던 방식을 버리고 노사 쟁점이 될 사안에 집중해 빠르게 교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