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GS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을 통한 미래형 혁신 점포를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신한은행)
편의점으로 은행이 들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편의점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지점을 줄이는 대신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과 ‘공생’을 추진하는 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편의점 ‘GS25’을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을 통한 미래형 혁신 점포를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GS25 편의점에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들려는 거다. 은행 영업점이 적은 외진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설치할 예정이다.
또 신한은행과 GS25의 서비스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 혁신점포에서 판매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채널의 공유를 넘어 데이터의 밀접한 결합을 추진해 전자 금융업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CU편의점 가맹점주를 지원하기 위해 BGF리테일과 상생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CU전용 모바일 브랜치 운영 ▲신용보증재단 대출 대행서비스 제공 ▲상생협력펀드 운용 ▲상호 공동마케팅 ▲신상품·서비스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모바일 브랜치의 경우 CU 가맹점주들이 별도 앱 설치나 회원 가입, 영업점 방문 없이 신속한 금융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많은 점주들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에게 유동성을 적시 지원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말 세븐일레븐과 상생금융 및 신사업 제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편의점 경영주 대상 대출과 맞춤형 공급망 금융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편의점과의 제휴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검토는 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연이어 편의점과 손을 잡는 이유는 MZ세대와 소상공인을 쉽게 공략할 수 있고 지점 활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이 공들이고 있는 MZ세대는 대체로 일반 마트보단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 편의점에서 금융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면 자연스럽게 MZ세대의 취향에 맞는 금융상품 공급도 가능해지고 고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된다.
MZ세대 뿐 아니라 최근 전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 고객인 소상공인 공략에도 편의점은 매력적이다. 대부분의 편의점 점주들은 소상공인이고 이 점주들과 제휴를 통한 관계 유지만으로도 은행은 영업적인 부분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가장 밀접한 오프라인 생활 플랫폼이라는 점도 은행들이 편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만3000개였던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4만7500개로 급증했다.
디지털 금융 확대와 맞물려 지점 등 점포 줄이기를 하고 있는 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사각지대를 전국 어느 곳에든 있는 편의점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도서 지역까지 산재해 있는 편의점과 간편한 금융서비스가 접목되면 지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고 대출 상품 판매 등 고위험 업무를 제외하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도 치고 올라오는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을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언제나 열려있는 편의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 빅테크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