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새해 들어서도 자동차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어 손해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험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이유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를 대폭 올리기로 했으니 흑자인 자동차 보험은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금융당국과의 보험료율 협의를 앞두고 있다.

보험사들은 적자를 이유로 올해 실손보험료를 평균 14.2%나 올렸는데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흑자를 거둬 실적이 개선됐다며 보험료 인하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올해 보험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매년 적자를 이제야 회복하고 있는데다 작년 손해율 개선 역시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지난 10년간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자동차보험에서 적자였다. 오히려 그 적자폭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져 2018년 7237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2019년엔 1조6445억원까지 적자가 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보험료 인상으로 적자 규모가 3799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이동량이 줄면서 교통사고가 감소해 자동차보험도 2800억원가량 흑자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된 작년 11∼12월에는 각사의 손해율이 다시 상승했다. 4대 주요 손보사의 12월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이 87.0~94.0%로 치솟았고, AXA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은 100%를 훌쩍 넘겼다.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80%선이다.

손해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 12월 정비수가가 인상돼 정비업계와 협상에 따라 올해 정비 비용도 증가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흑자는 규모가 크지도 않고 그나마 코로나19의 영향인데 조급하게 보험료율 인하를 유도한다면 무리한 행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