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유튜버 김한솔 씨가 지난 20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원샷한솔’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큰컵’에 점자가 없다고 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쳐) 삼양식품은 지난해 컵라면에 점자 표기를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한지 1년이 다 된 현재 점자가 표기된 삼양식품 컵라면을 시중에서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삼양식품은 점자가 표기되지 않은 용기를 소비하고자 현재 두 가지 용기 모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4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용기 제작 업체에 점자와 외부 물 확인선 삽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점자 표기 용기면 출시를 준비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해 10월부터 불닭볶음면 큰컵, 삼양라면 큰컵에 점자 표기를 적용하고 추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에서 점자를 확인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김한솔 씨는 지난 20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원샷한솔’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큰컵’을 손으로 점자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그는 “해당 컵라면에는 점자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유튜버가 삼양식품과 함께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 개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 개발한 장본인이 해당 제품에 점자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삼양식품과 협업 당시 점자 적용 제품의 오탈자 및 가독성 확인, 외부 물 확인선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 실제 기자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 간 서울시 광화문역 인근 편의점 3곳, 강서구 화곡‧가양동 인근 편의점 4곳과 롯데슈퍼 등에 진열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큰컵 중 임의의 제품을 확인한 결과, 점자로 표기된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홈플러스 가양점에서만 점자로 표기된 삼양식품 ‘로제 불닭볶음면’을 찾을 수 있었다. 삼양식품 ‘로제 불닭볶음면 큰컵’ 에는 육안으로도 점자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삼양식품) 이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협회는 아이러니하다는 입장이다. 시각장애인협회 관계자는 “해당 유튜버가 삼양식품과 점자 관련해 협업한 사실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본인 방송을 통해 불닭볶음면 컵라면에 점자가 표기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중에서 점자로 표기된 삼양식품 컵라면을 찾기 힘들다는 것은 없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로 표기된 제품들이 시중에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점자가 적용된 용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일반 용기가 있다”며 “점자가 표기되지 않은 용기를 소비하고자 현재 두 가지 용기 모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짜장 불닭볶음면 등 새롭게 출시된 컵라면에는 점자가 표기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면서 “컵라면 옆면 브랜드명이 명시된 곳에 점자가 표기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식품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청각 장애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은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의 ▲표시 규격·방법 ▲표시정보 ▲표시위치 등이 포함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식품 영업자가 식품에 점자 또는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하는 경우 표준화된 기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는 컵라면 등에 점자 표기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뚜기는 이미 진라면 컵라면 등에 점자를 표기해 시중에 유통하고 있고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컵라면 용기에 점자를 표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점자가 표기된 컵라면 용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다만 언제 출시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컵라면에 점자 표기 없는데?…삼양식품, “점자 표기 없는 용기 소비 위해”

삼양식품 “점자 적용된 용기와 그렇지 않은 일반 용기 모두가 유통되고 있는 탓”

탁지훈 기자 승인 2022.08.24 14:04 | 최종 수정 2022.08.24 17:51 의견 0
시각장애인 유튜버 김한솔 씨가 지난 20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원샷한솔’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큰컵’에 점자가 없다고 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쳐)

삼양식품은 지난해 컵라면에 점자 표기를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한지 1년이 다 된 현재 점자가 표기된 삼양식품 컵라면을 시중에서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삼양식품은 점자가 표기되지 않은 용기를 소비하고자 현재 두 가지 용기 모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4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용기 제작 업체에 점자와 외부 물 확인선 삽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점자 표기 용기면 출시를 준비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해 10월부터 불닭볶음면 큰컵, 삼양라면 큰컵에 점자 표기를 적용하고 추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에서 점자를 확인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김한솔 씨는 지난 20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인 ‘원샷한솔’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큰컵’을 손으로 점자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그는 “해당 컵라면에는 점자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유튜버가 삼양식품과 함께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 개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 개발한 장본인이 해당 제품에 점자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삼양식품과 협업 당시 점자 적용 제품의 오탈자 및 가독성 확인, 외부 물 확인선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

실제 기자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 간 서울시 광화문역 인근 편의점 3곳, 강서구 화곡‧가양동 인근 편의점 4곳과 롯데슈퍼 등에 진열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큰컵 중 임의의 제품을 확인한 결과, 점자로 표기된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홈플러스 가양점에서만 점자로 표기된 삼양식품 ‘로제 불닭볶음면’을 찾을 수 있었다.

삼양식품 ‘로제 불닭볶음면 큰컵’ 에는 육안으로도 점자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삼양식품)

이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협회는 아이러니하다는 입장이다. 시각장애인협회 관계자는 “해당 유튜버가 삼양식품과 점자 관련해 협업한 사실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본인 방송을 통해 불닭볶음면 컵라면에 점자가 표기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중에서 점자로 표기된 삼양식품 컵라면을 찾기 힘들다는 것은 없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로 표기된 제품들이 시중에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점자가 적용된 용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일반 용기가 있다”며 “점자가 표기되지 않은 용기를 소비하고자 현재 두 가지 용기 모두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짜장 불닭볶음면 등 새롭게 출시된 컵라면에는 점자가 표기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면서 “컵라면 옆면 브랜드명이 명시된 곳에 점자가 표기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식품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청각 장애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은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의 ▲표시 규격·방법 ▲표시정보 ▲표시위치 등이 포함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식품 영업자가 식품에 점자 또는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하는 경우 표준화된 기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는 컵라면 등에 점자 표기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뚜기는 이미 진라면 컵라면 등에 점자를 표기해 시중에 유통하고 있고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컵라면 용기에 점자를 표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점자가 표기된 컵라면 용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다만 언제 출시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