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11월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기가 올해 1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재고 조정에 따른 기저 효과와 전장용 수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전장과 서버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삼성전기의 서버용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 FCBGA 출하식에 참석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전기는 25일 컨퍼런스콜에서 “연말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에 따른 기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MLCC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4분기 MLCC 출하량이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면서 “하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전장용 매출 확대로 전 분기 수준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장용 MLCC (사진=삼성전기)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증가로 인한 MLCC 판매 증가가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MLCC가 3배 더 필요하다”며 “전년 대비 30%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레벨2 이상 ADAS(자율주행보조장치) 차량의 보급이 전년 대비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장용 MLCC의 고신뢰성 재료개발, 인포테이먼트, ADAS뿐 아니라 시장 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EV(전기차) 거래선을 개척하고 판촉시장도 확대하는 등 시장 전망치에 상회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전장용 카메라모듈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기는 “자율주행차의 카메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요거래선 확대와 핵심부품 내재화 거래선 다변화 등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는 전장과 서버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당사 투자 규모는 전방 산업 수요 둔화로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패키지 기판의 경우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진행하지만, MLCC와 카메라모듈은 전년 대비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장, 서버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유연하게 투자 실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전장, 서버 부문 제품은 이재용 회장도 관심을 갖고 있다. 전장과 서버 제품은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제품인 만큼 실적을 견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도 평소에 기술 초격차를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1월8일 이 회장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첫 출하식에 참석하며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FCBGA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으로, 서버·네트워크 등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쓰인다. 서버용 FCBGA는 패키지 기판 중 미세공정이 필요해 생산이 쉽지 않아 고부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명함 크기의 기판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6만개 이상의 단재를 구현해냈다. 이 회장이 평소에 외친 기술 격차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