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물산  엘리트 코스만 밟아오던 삼성물산 이영호 사장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9월 23일 삼성물산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이던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진행했다. 당시 삼성물산에서 CFO를 담당했던 게 이영호 현 대표이사였다.   이 사장은 1985년 삼성에 입사한 후 줄곧 요직에 있었다. 기업구조조정본부(2005) 전략기획실 상무(2006), 미래전략실 전무(2010), 삼성물산 부사장(2012) 삼성물산 CFO(2015),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2018) 등이 그의 주요 이력이다. 이건희 전 회장과 이 부회장의 신뢰가 깊었다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 특검이나 재판을 통해 드러난 정황을 보면, 2012년 그룹을 떠나 삼성물산에 온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 임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家 입장에서는 참으로 중요했을 이 프로젝트가 그들의 기대대로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 판결을 깨고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재판을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진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2800만원, 말 구입비 34억1797만원 등 86억8081만원을 근거로 보고 있다. 삼성은 줄곧 ‘박대통령의 요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삼성이 기획한 이재용 부회장 승계 작업의 중요한 퍼즐이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2015년 9월 1일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0.35:1 비율로 마무리된 바 있다. 당시 참여연대에서는 양사 합병의 적정 비율이 1.18:1이라며 제일모직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고, ‘래미안’ 아파트와 해외공사 수주로 국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비해 가치가 1/3밖에 안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최대 6750억 원 손해라는 분석도 나왔고,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부회장에게 최대 4조10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이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크게는 국민연금을 내는 국민들로부터, 범위를 좁혀도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산 이 모든 작업에 직접 관여했던 게 바로 당시 삼성물산 CFO였던 이영호 사장이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소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 정황은 특검이나 재판 내용을 통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이 ‘최순실 특검’에 진술한 내용에 이영표 사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당시 김 전 사정은 “2015년 이영호 등과 함께 한 골프모임에서 이 실장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시너지를 언급했다. 합병시너지를 언급하면 주주들의 찬성을 이끌 수 있을 것이며 순환출자고리 4개가 끊어지는 효과도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은 주식매수가격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삼성물산 대주주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당시 지분 2.11% 보유) 역시 “이영호 사장이 회사 사옥을 대가로 합병을 요청했다는 부친의 말이 사실이냐?”라는 재판부 질문에 “그렇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법원은 역시 ‘삼성물산의 의도적 기업가치 축소’ 주장을 일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판결문에서 삼성물산이 ▲주택경기 회복에도 주택신규공급을 확대하지 않은 점 ▲해외 수주 발표를 합병 이후로 미룬 점 ▲건설부문 성과 일부를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변경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면서,.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총수일가 이익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됐을 수도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검찰 역시 합병 당시 대표이사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CEO였던 이영호 사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5년 동안 삼성 내에서도 꽃길만 걸어온 이영호 사장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최국태의 하드씽킹] 삼성물산 이영호 사장, 35년 삼성 꽃길인생 최대위기

최국태 편집국장 승인 2019.09.30 15:17 | 최종 수정 2139.07.01 00:00 의견 0
사진=삼성물산 홈페이지
사진=삼성물산 

엘리트 코스만 밟아오던 삼성물산 이영호 사장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9월 23일 삼성물산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이던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진행했다. 당시 삼성물산에서 CFO를 담당했던 게 이영호 현 대표이사였다.  

이 사장은 1985년 삼성에 입사한 후 줄곧 요직에 있었다. 기업구조조정본부(2005) 전략기획실 상무(2006), 미래전략실 전무(2010), 삼성물산 부사장(2012) 삼성물산 CFO(2015),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2018) 등이 그의 주요 이력이다. 이건희 전 회장과 이 부회장의 신뢰가 깊었다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 특검이나 재판을 통해 드러난 정황을 보면, 2012년 그룹을 떠나 삼성물산에 온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 임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家 입장에서는 참으로 중요했을 이 프로젝트가 그들의 기대대로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 판결을 깨고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재판을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진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2800만원, 말 구입비 34억1797만원 등 86억8081만원을 근거로 보고 있다. 삼성은 줄곧 ‘박대통령의 요구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삼성이 기획한 이재용 부회장 승계 작업의 중요한 퍼즐이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2015년 9월 1일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0.35:1 비율로 마무리된 바 있다. 당시 참여연대에서는 양사 합병의 적정 비율이 1.18:1이라며 제일모직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고, ‘래미안’ 아파트와 해외공사 수주로 국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에 비해 가치가 1/3밖에 안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최대 6750억 원 손해라는 분석도 나왔고,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부회장에게 최대 4조10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이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크게는 국민연금을 내는 국민들로부터, 범위를 좁혀도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산 이 모든 작업에 직접 관여했던 게 바로 당시 삼성물산 CFO였던 이영호 사장이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소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 정황은 특검이나 재판 내용을 통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이 ‘최순실 특검’에 진술한 내용에 이영표 사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당시 김 전 사정은 “2015년 이영호 등과 함께 한 골프모임에서 이 실장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시너지를 언급했다. 합병시너지를 언급하면 주주들의 찬성을 이끌 수 있을 것이며 순환출자고리 4개가 끊어지는 효과도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은 주식매수가격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삼성물산 대주주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당시 지분 2.11% 보유) 역시 “이영호 사장이 회사 사옥을 대가로 합병을 요청했다는 부친의 말이 사실이냐?”라는 재판부 질문에 “그렇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 

법원은 역시 ‘삼성물산의 의도적 기업가치 축소’ 주장을 일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판결문에서 삼성물산이 ▲주택경기 회복에도 주택신규공급을 확대하지 않은 점 ▲해외 수주 발표를 합병 이후로 미룬 점 ▲건설부문 성과 일부를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변경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면서,. “구 삼성물산의 실적 부진이 총수일가 이익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됐을 수도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검찰 역시 합병 당시 대표이사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CEO였던 이영호 사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5년 동안 삼성 내에서도 꽃길만 걸어온 이영호 사장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