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정체를 종잡을 수 없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인다. KBS2 ‘1박2일’로 유명세를 탄 후 CJENM으로 최근 이적한 류호진 PD의 첫 작품이다. tvN 새 예능프로그램 ‘수요일은 음악프로’다. 전현무와 김준호, 존박, 김재환이 출연하는 가운데 출연진과 연출자는 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데 난감한 기색을 표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봐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어차피 설명해도 못 알아들을 프로그램”이라는 게 이들의 변이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 음악, 그 중에서도 명곡을 매개로 여행과 게임, 버스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시도하는 음악 예능을 총 집합시킨 듯 보였다. 김준호와 전현무가 웃음을 담당하고 존박과 김재환이 음악인의 역할을 맡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도 하며, 퀴즈를 풀기도 하고 게스트도 출연한다.
그런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신도림 라마다 호텔에서 ‘수요일은 음악프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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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진 PD는 “이 프로그램의 윤곽을 잡은 게 8월이다. 출연자들과 첫 미팅 때 ‘1시간을 들어도 모르겠다’는 말을 계속 들었다. 매주매주 내용이 달라지는 프로그램이라 ‘딱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음악을 듣는 프로그램들은 가창이나 리메이크 곡을 부르며 노래 부르는 사람에 집중한다. 저는 원곡을 듣고 싶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은 음악을 맥락에 맞춰서 들을 수 있게 구실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래도 이해 안 될 것이다. 봐야 알 것이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음악 예능의 MC를 숱하게 맡은 전현무와 개그맨 김준호, 가수 존박과 워너원 김재환이 출연한다. 류 PD는 사적으로 이 멤버를 조합했다고 밝혔다.
류 PD는 “전현무는 음악예능을 너무나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이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형이기도 해서 마음이 놓인다. 존박은 보컬리스트인데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일을 같이 해보고 싶어서 캐스팅했다. 김재환은 젊은 보컬리스트 중 내가 존경한다. 김준호는 제가 애정하는 형이자 어렵든 쉽든 어떤 예능에서도 웃음을 뽑아내는 개그맨이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독특한 조합과 본 적 없는 ‘무계획’ 포맷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멤버들은 아직까지 이 프로그램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난색을 표했으며 더불어 멤버들간의 어색함이 공존한다고도 설명했다.
먼저 전현무는 2회 녹화분을 촬영했음에도 아직도 이 프로그램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두 번 녹화를 했는데 웃길려고 하는 게 아니라 뭐하는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 두 번을 만났는데, 설명을 못 알아들은 게 아니라 설명 자체를 안 한다. 류 PD가 PD를 취미로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어쩌면 똑똑한 것 같다. 포매를 쭉 잡고 가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반응에 따라 바꾸는 게 트렌드인데, 그런 형식을 택한 것 같다. 똑똑한 PD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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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박은 “저희 출연자 네 명이 굉장히 어색하다. 아직도 어색하다. 거기서 오는 재미가 차별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이 조합 자체가 특이하고 식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상하기까지 하다. 단톡방에 글을 올리는 사람이 없다. 의미없는 이모티콘만 난무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재환은 “촬영장에 가면 선배님들 얼굴을 보면 너무 재밌다. 그냥 막 웃음이 나온다. 눈만 봐도 재밌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웃기고 좋은 에너지를 받고 간다”고 미소를 지었다.
음악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가지 포맷이 잘 되면 거기에 정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류 PD는 “정착할 생각은 없다. 이 포맷을 선택한 게 내 개인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우리 제작진들은 버라이어티 장르를 매주 조금씩 변주해나가는 작법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우리 팀이 선호하고 잘 하는 걸 하는 것이다. 한 포맷이 잘 되면 자주할 수는 있지만 정착은 아니다”라고 했다.
비록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어려워했지만, 웃음을 주는 것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있었다. 보시면 알 것이라는 류 PD와 멤버들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는 부분에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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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는 “내 감을 믿으려고 한다. 요즘 예능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가 잘 될지 모르겠다’다. 내가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한 프로그램은 안 됐고 반대로 뭐지 싶은 프로그램은 잘 됐다. 대표적으로 ‘히든싱어’ ‘응답하라 1997’ ‘나 혼자 산다’가 그렇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내가 ‘이게 뭐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더라. 대박이 날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첫 이적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하기에 앞서 압박감을 느꼈다고 밝힌 류 PD는 목표도 남달랐다. 그는 “목표 시청률이 숫자로 무엇이다고는 하지 않겠다. 그냥 매주 올랐으면 좋겠다. 입소문을 타고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또 우리 출연자들이 재밌는데 좋은 노래까지 나온다는 말도 듣고 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