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그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14년 만의 최악의 성적이다. 삼성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공언해왔지만 메모리 반도체 생산 감소를 이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5.8% 감소한 6000억원이라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6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못 미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에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인한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이 심화한 게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메모리 감산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아래 이미 진행 중인 라인 운영 최적화와 시험생산 비중 확대 등을 통해 감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한다”며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는 감산 가능성에 대해 “올해 시설투자(캐펙스, 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올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와 함께 ‘메모리 생산량을 하양 조정’했다고 감산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