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로고. (자료=크림)
네이버의 글로벌 이커머스 영토 확장에 크림이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크림은 네이버의 손자회사다.
크림은 4일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스니커덩크(SNDK) 운영사 소다(SODA)와 경영 통합을 발표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림은 소다의 주식 9752주를 976억 6766만원에 취득했다.
크림은 앞서 지난 2021년 소다에 356억원을 투자해 주식 4409주를 취득했다. 이번 추가 주식 취득으로 크림의 소다 지분 비율은 43.6%까지 늘어나고 연결자회사로 편입 예정이다.
크림과 소다의 사업적 통합은 내년 상반기 중 완료된다. 연결 자회사로의 편입 이후에도 소다는 일본 증시에서의 별도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의 경영진을 유지함과 동시에 유타 우치야마 소다 대표는 통합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크림 이사진으로 합류한다.
크림의 이번 소다 인수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운영사의 경영 통합이다. 크림 관계자는 "각기 진행해오던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더하고 입점 브랜드들에게는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크림, 네이버 글로벌 커머스 확장 첨병
크림은 2020년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에서 출시 후 국내 한정판 거래 시장을 이끌며 2021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네이버 손자회사다. 출범 이후 매년 거래액 기준 230%를 넘어서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2021년과 2022년 기준으로 각각 영업손실 595억원, 8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아직은 수익을 내고 있지 않으나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네이버의 글로벌 커머스 확장 첨병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일본 외에도 크림은 국내외 전반에 글로벌 커머스 사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디어 커머스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블랭크)에 약 20억원을 투자해 블랭크 지분 2.44%를 취득했다.
동남아시아 커머스 공략을 위한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억 8573만원을 투입해 태국 사솜컴퍼니 주식 9900주를 확보했다. 크림은 사솜컴퍼니 주식을 앞서 2021년과 2022년에 두 번에 걸쳐 사들인데 이어 올해도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 크림의 사솜컴퍼니 지분율은 34.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크림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쉐이크핸즈에도 약 22억3200만원을 투입해 지분 22.47%를 취득하고 싱가포르와 호주 업계 1위 가전제품 리퍼·중고 플랫폼 리벨로에도 36억원을 투자했다.
크림이 내세우는 전방위적인 투자를 통한 '크로스보더(국경을 넘은) 플랫폼' 구축 전략은 네이버의 글로벌 이커머스 확장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글로벌 이커머스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통큰 투자'를 결정했다. 북미 1위 패션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0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네이버의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글로벌 이커머스 확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크림의 글로벌 커머스 생태계 구축에도 네이버의 자금력이 지원되고 있다. 네이버는 크림의 이번 소다 주식매매 대금 지급과 관련해 491억 7550만원 규모의 보증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에 따른 보증수수료액은 모회사인 스노우로부터도 꾸준히 자금을 차입해 차입금 규모가 870억원 가량에 달한다.
한편 크림 측은 이번 소다 인수와 관련해 "이번 투자로 두 플랫폼의 사업적 시너지를 위한 본격적 사업 결합이 가시화된다"며 "크림과 소다에 입점한 한국과 일본의 브랜드들은 자연스럽게 고객 저변을 넓히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각 플랫폼이 쌓아온 검수 노하우를 더해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라며 "해외 거점을 활용한 사업 확장 가능성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