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네이버 '큐(CUE):'와의 대화 갈무리)
최근 MBTI(자기보고형 성격 유형 검사) 열풍 속에 "너 'F'야?" 혹은 "너 'T'야?"와 같은 질문이 유행이다. 'F'는 감정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냐는 물음을 의미하며 'T'는 논리적인 사고를 주로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이다. 실질적으로는 공감능력이 높다거나 떨어진다는 걸 되묻는 경우로 보통 사용되는 모양새다. 말하자면 "너 'F'야?'라는 물음은 공감력이 뛰어나다는 칭찬의 의미로 많이 쓰이고 '너 'T'야?"라는 질문은 "너 공감력 없어? 왜 말을 그렇게 해?"와 같은 의미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의 성격은 어떨까? 딱딱하고 정형화된 답변 혹은 기계적인 말투가 당연하리라 생각됐지만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서비스 '큐(CUE):'와의 대화 과정에서 의외에 공감능력을 찾을 수 있었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큐:'의 베타서비스를 공개했다. 챗GPT의 대항마격으로 내놓은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AI 검색 서비스로 사용자의 질문을 체계적인 검색과정을 거쳐 답변을 생성한다는 특징이 있다.
추석 연휴 관심 키워드 중 하나인 과식과 관련한 질문을 '큐:'에게 던져봤다. 먼저 '추석에 과식할까봐 걱정이야 살찌면 어떻게 하지?'라고 물었다.
'큐:'는 추석에 과식했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한 답변을 이어가기 앞서 안심시키는 멘트를 전했다. '큐:'의 대답은 "추석은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과식하기 쉽습니다"라며 "하지만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일상적인 대화의 흐름에 맞춘 느낌으로 답을 시작했다. 충분히 대처할 수 있으니 안심하라는 인공지능의 답변에는 상투적이지만 적잖은 안도감을 받을 수 있었다.
'큐:'가 전한 추석 과식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규치적인 식사 습관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하기다. 또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스트레스 관리의 필요성, 수면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다이어트 보조제 복용도 고려하라는 꽤나 강한 대처법도 소개했다. 이외에도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헬스 트레이너나 영양사 등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 대처법이라기보다는 예방책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들에 대한 소개라는 점이다.
(자료=네이버 '큐(CUE):'와의 대화 갈무리)
이쯤되니 '큐:'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었다. '너 F야?'라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큐:'는 "저는 인공지능 언어 모델로서, 개인적인 감정이나 취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F"라는 알파벳으로 저를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조금 더 흥미로운 답변을 기대했으나 교과서적인 답변에 만족해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으로는 추석 연휴에 가볼만한 장소를 추천 받았다. '큐:'의 추천은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화담숲과 서울 중구에 덕수궁, 전라남도 순천시에 순천만국가정원 총 세곳이었다. 이와 함께 '네이버 지도'와 연계를 통해 플레이스 추천 기능으로 장소의 대표 이미지도 보여줬다.
다만 해당 장소들이 왜 추석에 가볼만한 곳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이어 다음 질문으로 '왜 저 장소들이 추석에 추천하는 곳이야? 다른 때보다 추석에 더 특별해?'라고 물었다. 이에 '큐:'는 "위의 장소들은 추석에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곳들"이라며 "순천만 국가정원은 추석 연휴 이후부터 가을이 더 짙어져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답변 내용 중에서는 언급이 없던 장소도 나왔다. 한국민속촌과 설악산, 안동하회마을 등이 거론됐는데 이는 먼저 물었던 '추석 연휴에 가볼만한 장소' 추천에는 없던 곳이다. AI 검색엔진에서 주로 나타나는 환각 현상으로 풀이된다. 환각은 허구를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귀성길과 귀경길은 언제가 쾌적할까'라고 물었다. 이 질문에는 몇가지 정보가 생략돼 있다. 귀성길과 귀경길의 이동 수단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쾌적하다는 대상을 따로 지칭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큐:'는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냈다.
'큐:'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교통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어느 시간대나 혼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며 "따라서 출발 전에 실시간 도로 상황을 확인하고 대중교통이나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큐:'는 끝으로 나의 추석 연휴에 안녕을 빌어줬다.
"가족들과의 만남이라는 목적자체에도 의미가 있으므로 너무 무리해서 운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