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공모펀드연도별 만기 도래 현황. 자료=윤창현의원실)
안정적인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판매됐던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가 잇따라 손실 위험성에 노출된 가운데 이에 대한 피해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총 2만7568명의 투자자들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1조275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개인의 투자액은 1조478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부동산 펀드의 경우 1순위 채권자는 현지 은행이고 국내 펀드는 2순위채권자다. 담보인정비율(LTV)이 60%인 건물이 20% 하락할 경우 공모펀드는 50%의 손실을 입는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분기 이후 유럽 역세권 건물은 25% 이상 하락하고 뉴욕 오피스 가격도 22% 하락하는 등 잇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공모펀드들의 투자 대상 지역을 살펴보면 국가별로는 미국이 259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스페인, 프랑스, 영국에 투자한 펀드의 설정액도 230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독일(1875억원)과 이탈리아(1205억원), 일본(1129억원) 등도 모두 1000억원대 이상의 설정액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들을 판매한 금융사로는 한국투자증권이 5087억원을 기록해 2위인 KB국민은행(2779억원)보다 두배 가량 많았고 이어 하나증권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펀드 중에도 각각 911억원, 910억원 가량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795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운용사 가운데에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각각 4963억원, 4737억원으로 타사 대비 압도적 수준을 보였다.
해외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배당수익률 감소와 코로나 국면 이후 재택 혼합 근무가 늘어나면서 오피스 임대 수요 감소까지 겹쳐 수익성이 악화됐다. 오피스 투자수요가 급락함에 따라 해외 오피스의 매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재택근무 영향으로 맨하탄 오피스시장 공실률은 2019년말 13% 수준에서 19.9%로 크게 늘었고 거래 가격 역시 평방비트 당 1000달러 수준에서 778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윤 의원은 "기관 투자자 중심의 사모 펀드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추가 자본 출자로 리파이낸싱 또는 대출 만기 연장이 가능한 반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로 모집된 공모 펀드는 대출만기 연장 리파이낸싱을 위한 추가 자본 출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대환 대출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리파이낸싱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