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건설사가 연말까지도 분양 일정 조율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분양을 미뤄온 탓에 12월에 예고된 공급 물량만 6만 가구에 육박한다. 여전히 지방 분양 시장 분위기가 차가운 탓에 해당 물량의 실제 공급 여부 또한 미지수다. 건설사들은 선뜻 분양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높아진 이자를 감당하면서 마냥 버틸 수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내달 전국에서 총 66곳 5만 9438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일반 분양 물량은 4만 6272가구로 올해 최대 물량 분양이 나온 11월(2만5455가구)과 비교했을 때 81.7% 증가한 수준이다.
건설사들의 연말 대규모 공급 예고는 올해 분양시장 한파로 공급을 주저한 결과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예상 분양 물량은 26만7883가구이나 실제 공급은 12만4163가구로 공급실적률이 46%에 그쳤다.
대형 건설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23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의 분양 단지는 총 2만7032가구이며 1만8350가구를 일반 분양에 나서는 등 미뤄둔 분양 일정 소화에 나섰다.
다만 실제 해당 물량의 공급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청약 시장 분위기가 다소 식어가고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5월부터 8월까지 서울 청약 시장의 청약 경쟁률은 매달 70대 1을 웃돌았으나 9월에는 24.87대1로 다소 식어가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 정국에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이나 정책 등을 기대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건설사도 연말 대규모 공급은 원치 않는 눈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일정을 연기하던 사업장들이 금리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공급에 나서는데 미룰 수 있다면 더 미루고 싶은 상황"이라며 "더는 미루기 힘들어 분양에는 나서지만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을 볼 때는 그저 기도를 해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이야 비교적 흥행 가능성이 나오지만 지방 1000세대 이상 사업장은 분양에 나서기도 (이자 부담때문에) 마냥 버티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수석연구원은 "6만 가구라는 물량은 월 미정 물량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물량이 실제 공급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지방에서의 주택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60% 수준으로 공급이 이뤄지기만 하더라도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