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분양 시장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청약 경쟁률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상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미적용 단지에 비해 6배 이상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청약을 진행한 72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분상제가 적용된 22개 단지는 평균 경쟁률이 26.2대 1에 달한 반면, 분상제 미적용 단지 50곳은 4.0대 1 수준에 머물렀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와 미적용단지의 청약 경쟁률 비교표. (자료=직방)

서울은 대표적인 고분양가 지역임에도 분상제가 적용된 래미안원페를라와 고덕강일대성베르힐이 청약 시장을 주도했다. 두 단지는 각각 151.6대 1, 9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평균 122.5대 1로 전국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들 단지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 대비 30% 이상 저렴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강남권 입지와 희소성에 기반한 높은 프리미엄 기대감이 수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충북 청주도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마지막 민간분양 단지로 공급된 아테라2차는 10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울산(44.4대 1), 경기(23.7대 1), 세종(12.0대 1)도 분상제 단지에 대한 청약 선호가 뚜렷했다. 반면 부산은 0.3대 1에 그치며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경기도 하남 교산지구에 위치한 ‘교산푸르지오더퍼스트’였다. 총 201가구 모집에 5만2920명이 몰리며 26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와 인접한 생활권에 속하고 분양가가 전용 59㎡ 기준 5억원대에 공급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도 고양창릉 S-5블록(96대 1), 청계노르웨이숲(16.9대 1),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13.5대 1), 힐스테이트메디알레(11.0대 1)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분상제 단지라고 해서 청약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부천, 양주 등에 위치한 일부 단지들은 1대 1을 밑도는 경쟁률을 보이며 지역 수요와 입지 조건, 생활 인프라가 청약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임을 보여줬다.

다만 분상제 미적용 단지 중에서도 선전한 사례가 있다. 전주 기자촌지구를 재개발한 ‘전주더샵라비온’은 총 2226세대 규모로 1순위 평균 2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상제 미적용 단지 중 최고 성적을 냈다. 공급 희소성과 브랜드 인지도, 가격 경쟁력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오는 7월부터는 ‘DSR 스트레스 3단계’가 본격 적용돼 청약 시장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6월 내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특히 잠실 르엘, 고양 장항 S1 등 분상제 적용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핵심 단지들의 분양이 예고되면서 실수요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무순위청약 제도도 지난 10일부터 무주택자에 한정되면서 투기 수요 유입은 차단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방 관계자는 “앞으로는 분양가, 입지, 상품성 등 복합 요인이 청약 수요를 더욱 정밀하게 가를 것”이라며 “분상제 여부 외에도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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