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사진=넥슨)
최근 ‘메갈 손가락’ 논란에 휩싸인 넥슨의 게임 이용자들이 혐오 표현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자발적인 기부 릴레이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스튜디오 뿌리’가 제작한 넥슨 ‘메이플스토리’ 홍보 애니메이션에 남성 혐오를 나타내는 일명 ‘집게 손가락’이 발견돼 큰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블루 아카이브’, ‘던전앤파이터’, ‘에픽세븐’, ‘이터널리턴’ 등 다른 게임들에게도 번져갔다.
하지만 여성단체 등에서는 이를 “사상검증” “페미니즘 몰이”라며 넥슨을 규탄했고, ‘집게 손가락’은 애니메이션 작업 중 나타난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커진 것은 넥슨이 악성 민원에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스튜디오 뿌리 측도 뒤늦게 반박에 나섰다. 그러자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게임 이용자들은 물론 넥슨 노동조합까지 크게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
혼란한 가운데 지난 2일 새벽, 한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이용자가 즉각적이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하고 싶다며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한 내역을 공개했다. 이는 다른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유저들은 “모든 혐오 표현에 반대한다”며 “그저 게임을 즐기고 싶을 뿐인데,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로 몰려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이용자들 사이에서 시작된 ‘기부 릴레이’는 한때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사이트가 일시 마비될 정도로 큰 호응을 받았다. 공감하는 이들이 늘면서 ‘블루아카이브’, ‘마비노기’ 등 게임 커뮤니티로 기부 릴레이가 이어나갔다. 한때 기부를 받는 푸르메재단 사이트 서버가 한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5일까지 커뮤니티를 통해 인증된 기부 금액만 6000만 원을 훌쩍 넘겼으며, 기부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넥슨 게임 이용자들이 선택한 곳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다. 장애아동을 집중적으로 돌보기 위해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다. 넥슨과 넥슨재단은 지난 2014년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200억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어린이 의료 시설에만 총 55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다.
6일에는 넥슨도 유저들의 기부에 화답하듯, 직접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로봇 재활치료 확대를 위한 운영기금 3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넥슨이 전달한 운영기금은 병원의 로봇 재활치료실 보강에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