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 키우기'가 출시 5주 동안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사진=넥슨)
넥슨 '메이플 키우기'가 출시 한 달 이상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지키며 하반기 최대 모바일 흥행작으로 부상했다. 방치형 RPG의 낮은 진입장벽과 '메이플스토리' IP 인기에 더해, 레벨 디자인과 라이브 업데이트, 소·고과금을 동시에 겨냥한 BM이 맞물리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 한 달 넘게 '1위'…이례적 방치형 흥행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메이플 키우기'는 지난 11월 6일 글로벌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출시 9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이후 12월 중순 기준까지 약 한 달간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유지하며 연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석권했다.
최근 MMORPG 대형 신작들이 잇따라 출시됐음에도 방치형 RPG가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별도 대형 마케팅 없이 IP 인지도와 게임 완성도 중심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역량이 다시금 입증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메이플 키우기' 접속 화면. (사진=인게임 갈무리)
'메이플 키우기'는 친숙한 2D 도트 그래픽과 배경, 스킬 연출 등 기존 '메이플스토리' 감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전투·성장 구조는 방치형 RPG 특유의 간편한 템포에 맞춰 재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초반 스테이지에서는 자동 전투만으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일정 구간 이후에는 '동료' 투입 시점, 스킬 시전 타이밍 등 이용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둬 자동과 수동 플레이의 균형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지 배치, 몬스터 밀집도, 패턴을 구간별로 세분화해 이용자가 직접 진행을 고민하게 만드는 구조를 택했다. 방치형 특유의 피로도는 낮추되, 공략과 효율을 따지는 유저에게는 숙제를 내며 장기적인 플레이 동기를 제공한 셈이다.
지난 18일 신규 레이드 보스 '자쿰'이 추가됐다. (사진=넥슨)
■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길드·경쟁 구조 강화
넥슨은 출시 직후부터 에피소드 추가, 던전 개편, 성장 재화 보상 확대 등 업데이트를 빠르게 선보이며 라이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레이드 보스 '자쿰'과 함께 길드 대항전, 이벤트 던전 등 이용자 간 경쟁과 협동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추가해 새로운 플레이 동선을 제공했다.
특히 주기적인 이벤트를 통해 유니크 등급 장비와 성장 재화를 지급하는 구조를 도입, 복귀·신규 이용자도 단기간에 전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 점이 매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 11월 글로벌 동시 서비스를 시작한 뒤 해외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밸런스 조정과 콘텐츠 보강도 진행 중에 있다.
월간 패스 BM으로 성장 편의성을 제공한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BM 측면에서는 무·소과금 유저를 위한 오프라인 보상, 일일·주간 미션 보상, 이벤트 재화 수급 경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고과금 유저를 겨냥한 다단계 강화 시스템을 촘촘히 배치했다. 장비 강화, 스타포스, 큐브, 유물, 어빌리티 등 다중 강화 루트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들일수록 성장 체감이 확연히 드러나는 구조다.
반면 초반 구간에서는 무료·저가 패키지와 출석 보상만으로도 전직·성장이 가능해 '찍먹' 유저의 이탈을 줄였다. 특히 주간·월간 패키지 판매로 수익 모델을 배치하는 한편, 성장 가속·편의성 위주의 멤버십 상품으로 과도한 P2W(페이 투 윈)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업계에서는 '메이플 키우기'의 성공 배경으로 '메이플스토리' IP와 검증된 방치형 장르의 결합을 꼽는다. 이를 통해 기존 PC·모바일 이용자층과 가벼운 방치형 유저를 동시에 흡수했다는 것.
여기에 자동 플레이에 의존하지 않는 경쟁 콘텐츠로 '출석 보상만 받는 게임'에서 벗어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무·소과금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확보하고, 고과금 유저에게는 다양한 과금 포인트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넥슨은 3분기 IR에서 "'메이플 키우기'는 '메이플스토리' IP에 새 이용자층을 끌어들이고 기존 이용자에게는 가볍고 즐거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4분기 실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