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로 내년 금융업종 가운데 증권,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부실이 현실화되고 심화될 경우 관련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6일 S&P글로벌 신용평가사와 공동세미나를 열고 내년도 금융업종에 대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우선 금융업 환경변화와 관련해서는 ▲저성장 고착화 ▲고금리 장기화 ▲연체율 상승세 등 3가지를 꼽았다.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 소득 대비 과도한 가계대출 등으로 성장이 제한되는 와중에 고금리의 장기화로 제2금융권의 자산건전성 저하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저축은행과 캐피탈의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빨라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신용카드 4개 업종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안정적이라고 짚었다. 비우호적 거시경제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적변동성이 낮고, 유사 시 대응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
반면 증권,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4개 업종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PF 관련 잠재위험이 크고,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가 진행 중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내년 주목해야 할 이슈로는 '부동산PF'를 꼽았다. 브릿지론의 경우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연장만 되고 있어 여전히 관련 리스크가 높은 상태라는 것. 본PF 역시 분양연기로 절대적 규모가 감소하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스럽게 봤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브릿지론의 경우 부동산 PF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다"며 "이에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경우 내년에도 실적저하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PF의 향후 추이와 관련해서는 토지 처분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브릿지론의 만기연장이 지속돼 왔는데 내년의 경우 관련 토지의 경매 및 공매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본부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의 경우 거품이 거의 다 제거됐지만 부동산시장은 충분히 거품이 빠지지 않았다"며 "부동산가격 추가 하방압력이 존재하는 가운데 토지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사업성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토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브릿지론으로 구입한 토지가 시장에 저가로 나와야 한다는 것.
NICE신용평가는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릿지론 중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 여건으로 내년 금융업권의 인수합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축은행, 캐피탈사, 증권사 중 외부지원가능성이 열위한 회사는 부동산PF 잠재부실 현실 시 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NICE신용평가는 짚었다.
이 본부장은 "재무적 지원능력이 최상위 수준인 은행금융그룹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라며 "은행금융그룹의 투자여력은 최근 10년 내 가장 우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