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끝)이 지난 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사장(가운데)으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SK그룹이 LG그룹에게 뺏겼던 시가총액 2위를 되찾았다. LG그룹은 이차전지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그룹 시가총액 2위에 올랐으나 최근 SK그룹에 자리를 내줬다.
2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기초로 LG그룹과 SK그룹의 전체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19일 SK그룹(171조원)이 LG그룹(167조원)을 앞질렀다.
CXO연구소는 “우선주도 시가총액 외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우선주까지 포함해 전체 시가총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에 이어 그룹 시가총액 2위를 지키던 SK그룹은 지난 2022년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과 함께 3위로 밀려났다. 상장 첫날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18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보다 약 35조원 더 많았다.
1년 후인 지난해 1월 초에는 LG그룹 시총이 203조원, SK그룹 124조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9월 말에도 LG그룹이 202조원을 기록한 반면 SK그룹은 152조원으로 순위가 유지됐다.
LG그룹과 SK그룹 전체 시총 변동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하지만 두 그룹의 시가총액 격차는 올해 들어 크게 좁혀졌다.
이달 2일 기준 LG그룹 시가총액은 190조원, SK그룹은 179조원을 기록해 약 10조원 차이로 좁혀졌다. 2년 전을 고려하면 LG그룹의 시총은 40조원 가량 감소한 반면 SK그룹은 당시 수준을 회복했다.
이달 19일 SK그룹 시총이 LG그룹을 역전했다. 지난 22일에는 LG그룹이 163조원, SK그룹 17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와 가전·TV 수요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시총이 크게 감소한 반면 SK그룹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해 1월27일과 올해 1월19일 LG그룹 주요 상장사 시총 변동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18조원대에서 89조원대로, LG화학은 43조원대에서 28조원대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과 LG전자도 2년 사이 시총이 각각 9조원대, 5조원대로 줄었다. LG그룹 전체로는 65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시총이 82조원대에서 102조원대로 20조원가량 불어나 SK그룹 시총 증가를 이끌었다.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2년이 지난 지금 시가총액이 초기보다 떨어지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상승세를 보인다”며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업종 간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