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컨소시엄 주요 기업.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SKT)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선정되며 '소버린 AI'를 본격화한다. SKT는 통신 사업으로 쌓은 방대한 데이터·노하우를 기반으로로 AI 대전환을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SKT 컨소시엄은 반도체, 모델, 데이터, 서비스로 이어지는 독자 기술 기반의 풀스택 AI를 구현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향후 개발하는 모델 또한 국내 AI 생태계에 오픈소스로 개방할 계획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국가 AI 주권 확보와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글로벌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 기술과 인프라만으로 대한민국만의 AI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최종 선정된 사업자는 데이터와 GPU, 인건비, 연구비 등을 포함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선정된 기업·기관은 6개월 이내 출시된 최신 글로벌 AI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갖춘 독자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 통신 사업 기반 인프라 '풍부'…'옴니모달' AI 모델 만든다
이번 사업자로 선정된 SKT는 국내 대표 통신사로서 오랜 기간 축적한 방대한 통신·서비스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 단위로 AI 인프라(데이터센터, GPUaaS 등)를 연결·확장하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을 실행 중이다. 이 전략은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거점으로 삼아, 구독형(클라우드) GPU 서비스, 모듈러 소규모 DC, 단일 고객 전용 DC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에이닷'을 보유했다. 지난 4일 선보인 '에이닷 4.0' 지식형 모델은 총 720억 파라미터 규모로, 한국어 텍스트 벤치마크에서 우수 성능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어와 관련된 시각정보 및 언어, 표·그래프, 제조 도면 이해와 같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에이닷 X 4.0 VL 라이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에이닷(A.)'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쌓은 실사용 경험도 풍부하다. SKT에 따르면 '에이닷'은 지난 2023년 정식 출시 후 약 22개월 동안 누적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월간 실사용자(MAU)도 약 810만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SKT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텍스트·음성·이미지·비디오 등 멀티모달 데이터를 한 번에 통합 처리하는 '옴니모달(Omni-Modal)' 초거대 AI 모델 개발을 꾀한다. AI 모델 학습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자체 조달한다. 여기에 국산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해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 SKT 컨소시엄, 'AI 어벤저스' 모였다…국내·외 최고 수준 석학도
각 분야에 강점을 지닌 컨소시엄 기업·기관들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에이닷 엑스(A.X)' 개발을 주도해 온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이 총괄 책임자를 맡는다.
포티투닷과 크래프톤은 컨소시엄에서 각각 온디바이스 모델 개발과 멀티모달 설계 핵심 역할을 맡아, 독자 AI 모델의 확장성과 실용성을 강화한다. 포티투닷은 차량 내 대화형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를, 크래프톤은 인간처럼 상호작용하는 공동플레이캐릭터(CPC) 기술을 보유했다.
AI의 품질을 결정하는 데이터는 셀렉트스타가 보유한 데이터 가공 플랫폼 '캐시미션'이 담당한다. 셀렉트스타는 LLM 신뢰성 검증 솔루션 '다투모 이밸'과 국내외 생성형 AI 레드팀 챌린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 모델 안정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NPU(추론형 AI 반도체) 전문 기업 리벨리온도 핵심 파트너로 합류했다. 해당 NPU는 AI 추론 연산에 특화됐으며, GPU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과 낮은 전력 소모량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리벨리온이 최근 선보인 AI 전용 NPU '아톰맥스'를 기반으로 고성능·고효율 AI 서비스를 구현한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연구실들(김건희·윤성로·황승원·도재영 교수)과 이기민 교수를 중심으로 한 KAIST 연구진, 이강욱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도 원천기술 연구를 수행한다.
SKT에 따르면 200명이 넘는 컨소시엄 인력 중 80% 이상이 석·박사로, 이 중 120명 가량이 AI 전문인재다. 각 연구진의 논문(800건)·특허(736건)·오픈소스(270개) 측면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지원 SK텔레콤 AI Model Lab장은 "업계 선도 기업들의 준비된 기술력과 실행력으로 국민 일상 속 AI를 위한 최고 수준의 한국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