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롤리폴리 꼬또'에 오뚜기와 귤메달이 협업해 마련한 브랜드경험공간. 사진=김성준 기자
“아까 먹었던 쥬스가 이거인가 봐. 새콤한 맛보다 달콤한 맛에 가까웠는데 (당도) 스펙트럼에서 제일 오른쪽에 있는 거였구나. 이걸 보고 싶었어.”
1일 서울 강남구 ‘롤리폴리 꼬또’ 내 ‘귤메달’ 브랜드경험공간에 방문한 A씨의 말이다. 굿즈를 둘러보며 “귀엽다”는 말을 연발하던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시된 다양한 시트러스(귤속)와 설명문을 살피기 시작했다.
A씨는 “다 같은 귤인줄 알았는데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에 수확철까지 다르다는 게 신기했다”면서 “취향에 맞게 시트러스 별로 평점도 매겨볼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본인도 몰랐던 귤 취향 찾아준다…이색 식문화 경험 제공
귤메달 브랜드경험공간에 전시된 콘텐츠들. 사진=김성준 기자
오뚜기는 ‘귤메달’과 협업해 오는 15일까지 ‘롤리폴리 꼬또’에 브랜드경험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귤메달은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을 활용한 시트러스 주스를 생산·판매하는 로컬 브랜드다. 감귤, 한라봉, 천혜향, 카라향, 제주레몬 등 15종의 제주산 시트러스와 10종의 100% 착즙주스를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협업은 식문화에 대한 깊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귤과 한라봉 등 시트러스의 다양성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주제로 기획됐다.
브랜드경험공간은 롤리폴리 꼬또 테라스 한쪽에 자리 잡은 하늘색 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문을 열자마자 감귤과 한라봉, 천혜향 등 9종의 시트러스 포스터로 꽉 채워진 벽면이 눈에 들어온다. 공간 중앙에는 농구코트를 형상화한 테이블 위에 농구선수 대신 시트러스들이 올라서 재치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귤메달의 시그니처 색상인 하늘색을 바탕으로 ‘우리의 경기는 멈추지 않는다(Our game never stops)’, ‘당신이 가장 선호하는 귤을 찾아라(Find your favorite citrus)’등의 문구가 새겨져 눈길을 끈다.
벽면 둘레에 놓인 테이블에는 다양한 귤메달 굿즈와 귤메달의 착즙 주스 제품이 전시돼 있다. 각각의 주스 옆에는 사용된 시트러스 품종과 그에 대한 설명이 적힌 작은 카드가 비치돼 있었다. 카드에 표시된 QR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시트러스를 구매할 수 있는 귤메달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굿즈 옆에 놓인 팸플릿에는 착즙 주스 6종의 특징을 당도, 산미, 바디 3가지로 점수화해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당도, 산미, 식감, 섭취 방법, 취향 등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취향에 맞는 시트러스도 추천해준다.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공간 마케팅’으로 접점 확대
거리에서 본 '롤리폴리 꼬또'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오뚜기는 ‘귤메달’이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인 만큼, 이번 협업을 통한 색다른 체험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오뚜기에 한층 ‘젊은 이미지’를 입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뚜기는 그간 직접적인 브랜드 노출은 최소화하면서도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색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놀이 공간을 마련해 방문객을 유인하고, 해당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춰 지난 2020년 문을 연 ‘롤리폴리 꼬또’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오뚜기를 뜻하는 영어 ‘롤리폴리’와 벽돌집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꼬또’를 합친 이름처럼, 건물 외부는 온통 붉은 벽돌로 쌓아진 모습이었다. 군데군데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는 점을 제외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오뚜기와 연결지을 요소를 찾기 힘들다. 도심 속 한가운데 자리한 이색적인 벽돌집의 모습에 지나가는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뭐하는 곳이냐, 카페같은 곳이냐”며 묻기도 했다.
‘롤리폴리 꼬또’는 케이브, 홀, 베이커리 등 8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특히 다이닝 공간에서는 카레와 진라면 등 오뚜기 대표 제품을 활용한 메뉴와 함께 ‘순두부 열라면’처럼 화제가 된 모디슈머 레시피도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카페 공간, 브랜드 굿즈 전시 공간 등 다채로운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오뚜기를 강조해 홍보하고 있진 않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낮 12시경 ‘케이브’와 ‘홀’은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줄지어 서서 자리가 나길 기다리는 방문객들은 대부분 20대와 30대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B씨는 “11시30분쯤, 일부러 일찍 왔는데도 10팀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지인들에게 오늘 여기에 간다고 말했더니 다들 이름은 들어봤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매장 직원 C씨는 “회사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보니 점심시간엔 늘 직장인들로 붐비는 편”이라며 “오뚜기에서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오는 손님도 절반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