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신임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 왼쪽),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애플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애플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카메라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매출에도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대신 자동차 전장용 부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 올해 실적 전망 하향 조정…애플 아이폰 판매 저조 영향
18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상반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애플 아이폰의 중국 내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 여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각각 1150억원, 165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87%, 9.87% 줄어든 전망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추정치8340억원에서 3% 하향한 8061억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아이폰이 올해 들어 중국 판매부진이 지속되며 비수기인 LG이노텍 2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하반기 전략 고객의 신제품 출시 전까지 경쟁사들의 인공지능(AI)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전략 고객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문혁수 CEO, 고부가 車 카메라모듈 집중…“자율주행차 부품 강화”
이 때문에 LG이노텍은 문혁수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취임하면서 신사업 발굴 등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의 연구개발(R&D)과 생산공장을 경기도 파주로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학솔루션사업부 내 차량용 카메라 모듈 R&D를 맡고 있는 인력 100여명의 근무지를 이달 초 서울 마곡에서 경기도 파주 사업장으로 옮겼다.
LG이노텍 파주 사업장에는 스마트폰 및 차량용 카메라 모듈 생산 라인이 있다. 그간 따로 떨어져 있던 R&D와 생산 공장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것으로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신모델 개발 시 시제품 생산 등에서 효율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LG이노텍은 본래 전장부품사업부에서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지만, 모바일에 치우쳤던 카메라 모듈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차량용 카메라도 광학솔루션부문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키운 광학솔루션사업 역량을 차량분야까지 확장해 매출 상승을 노리기 위해서다.
실제로 LG이노텍은 애플 말고도 지난해 말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LG이노텍이 삼성전기와 자동차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 개발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연초 ‘CES 2024’에서 영하 18도에서도 얼어붙은 렌즈를 4분 만에 녹일 수 있는 자율주행차용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오는 2027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최근 삼성전기는 단 1분 만에 눈이나 성에를 없앨 수 있는 렌즈 히터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 모듈을 내놓으며 LG이노텍를 겨냥하기도 했다.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은 지난해 64억3700만 달러(약 8조5770억원)에서 2030년 100억3000만 달러(약 13조3650억원) 규모로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일원화한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문혁수 CEO는 “LG이노텍은 독보적인 카메라 모듈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량 카메라 모듈과LiDAR, Radar 등 자율주행용 센싱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