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포스터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이 20%대의 시청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위태롭다. 소재가 자극적이라는 비판은 있었지만, 진지하게 서사를 쌓아올리던 ‘사풀인풀’이 부진하면서 단순한 막장 전개로 사랑받던 주말드라마의 전철을 따라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6일 첫 방송한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 예전만 못한 반응을 얻고 있다. 낮은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 또한 전작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10일 방송된 27, 28회는 각각 20.7%, 24.0%를 기록했지만, 25, 26회 시청률은 17.2%, 20.2%로, 20%의 벽마저 무너졌었다.
‘사풀인풀’의 절대적인 시청률이 낮다고는 할 수 없지만, KBS 주말드라마는 20%는 기본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고정 시청층이 확고하다. 10%만 넘겨도 중박, 15%를 넘기면 대박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지만, KBS 주말드라마만큼은 30%까지도 넘기는 저력을 보여줬다.
전작인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내 딸’과 ‘하나뿐인 내편’ 등은 막장과 지나치게 단순한 전개로 젊은 시청층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3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내 딸’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희생적인 어머니 박선자(김혜숙 분)가 주인공인 드라마였다. 부모의 소중함을 되새겨주기 위해 암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출생의 비밀과 재벌가의 암투 등 주말드라마에서 반복한 자극적인 내용들이 이어져 비판을 받았다.
‘하나뿐인 내편’ 역시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이 전개의 핵심이었다. 여기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 때문에 질긴 인연을 이어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지지부진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오히려 관련 장면들은 비난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으며, 자연스럽게 시청률도 상승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사풀인풀’도 소재만 살펴보면 여느 주말드라마와 다를 것 없이 자극적이다. 불륜과 고부갈등, 여기에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로 얽힌 악연 등 주말드라마 단골 소재들이 즐비하다. 첫 방송에서는 학교 폭력피해자였던 김청아(설인아 분)가 구준겸과 동반 자살을 결심하는 내용이 담겨 시선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한 막장 이야기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손쉽게 획득하던 이전의 KBS 주말드라마와 달리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중간 유입자들은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 악역들은 귀엽게 포장되기보다 진지하게 갈등을 유발하는 등 전체적인 톤도 무겁다.
물론 일부 주연진의 부족한 연기력이나 단순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는 얕은 수가 반복되는 등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KBS 주말드라마가 탄탄함으로 승부를 보는 시간대가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풀인풀’의 사례는 이례적이다.
‘사풀인풀’의 한준서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우리 드라마는 (자극적 소재를 담은) 과거 주말드라마와 맥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시놉시스를 보면 아시겠지만, 예쁘게 잘 사랑하는 이야기가 아닌, 잘 헤어지는 이야기에 가깝다. 최근 ‘소확행’이라는 유행어에 담긴 의미를 보면 젊은 층이 ‘우리’ ‘가족’보다는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거 주말드라마보다 ‘나’에 대한 관심을 더 담으려고 한다. 막장이나 출생의 비밀은 안 보여줄 예정”이라고 차별화에 대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사풀인풀’이 본래의 의도를 지키며 왕좌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