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OXL익절 인증샷. 토스증권 캡처)
“자고 일어났더니 100만원이 붙었어요”, “잘 먹고 갑니다”
반도체 불장이 이어지면서 서학개미들이 무섭게 몰려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습니다. 3개월 수익률 25%, 상장한지 14년 만에 100배 상승이라는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 중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ETF(이하 SOXL)가 그 주인공입니다.
(자료=최근 3개월 결제금액 기준 해외주식 상위 10개 종목. 예탁결제원)
SOXL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매매 규모는 압도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전체 매수 53억6554만달러, 매도 57억5576만달러로 총 111억2131만달러 규모를 사고 판 겁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약 15조3400억원 가량. 현재 서학개미들의 '원픽'으로 꼽히는 엔비디아(104억2622만달러)조차 뛰어넘습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8억2200만달러 수준이던 보관금액 역시 12억9151만달러까지 늘면서 현재 개인 보유종목 10위에 올라 있습니다.
■ '상승'장의 꽃', 3배 레버리지의 유혹
SOXL은 이름 옆에 붙어 있는 3X에서 정체성을 드러냈듯이 3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ETF입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지만 변동성은 3배에 달하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가장 화려한 성적으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ETF죠.
SOXL가 처음 상장한 것은 2010년 3월입니다. 첫 거래 가격은 불과 0.616달러. 17일(현지시각) 62.88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니 무려 100배가 넘는 폭발적 수익률입니다.
(사진=Investing.com 캡처)
SOXL는 앞서 코로나 장세에서도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인 바 있습니다. 당시 재택근무 확대와 학교 비대면 수업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자 반도체 관련주들의 수혜가 상당했습니다.
SOXL는 이 흐름을 그대로 만끽하며 2020년 3월 3.5달러였던 주가가 2년도 채 되지 않은 2022년 1월 73.0292달러까지 뛰었습니다. 그리고 1년 전 20달러대였던 주가는 현재 60달러선을 넘어서며 다시 전고점을 향해 달려가는 흐름입니다.
레버리지 상품의 가장 달콤함은 상승장에 발합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개인들의 관심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100+3-3=99.91? 레버리지 효과 주의
하지만 상승장에서의 달콤한 과실의 반대편에는 하락에 대한 위험성도 크다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죠.
상승장에서는 3배 레버리지 효과가 수익률 확대로 이어지지만 하락 및 횡보장에서는 이른 바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손실률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5% 올랐다가 20% 하락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처음 얻은 수익을 포함한 125%에 대한 20% 손실이기 때문에 1배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은 원금 상태에 수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는 수익률 175%에 대해 60%의 손실을 입게 돼 원금의 30%를 잃게 됩니다. 단순 지수 변동폭만 본다면 상승이 더 높았음에도 원금을 잃게 되는 것이죠.
이 같은 레버리지 효과는 변동폭이 클수록 엄청난 차이로 이어집니다. 주가가 100에서 20% 하락해 80이 된다면 원금 회복을 위해 25%가 올라야 하고 50% 하락이라면 100%가 올라야 합니다. 여기에 연보수는 0.35%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상승장에서 하락장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실제 지난 2022년에도 꿀같은 상승기를 거치며 개인들이 매수 규모를 키웠지만 금리인상과 함께 시장 흐름이 돌아서자 10개월새 SOXL 하락율은 90%까지 확대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단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최대 효과를 누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시장의 상승추세에 대해 명확한 근거나 확신이 있다면 포트폴리오 내에서 제한된 규모 안에서 투자해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