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 행사장 입구. (사진=백민재 기자)
부산 벡스코에서 4일간 개최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가 약 21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이다.
올해 지스타 현장에는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신작들을 대거 선보였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넷마블의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크래프톤의 ‘프로젝트 아크’,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웹젠의 ‘드래곤소드’ 등 다양한 신작들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SOOP 부스에서는 유명 스트리머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지스타 폐막 이후 각 게임 커뮤니티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우선 오프라인 행사 때마다 열정적인 팬들을 끌어모으는 서브컬처 게임들이 지스타에는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 호요버스, 시프트업 등의 서브컬처 게임사들은 지스타가 아닌 ‘AGF’로 옮겨가는 추세다. AGF는 매년 지스타와 약 1개월 간격으로 열리기에, 굳이 지스타를 찾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올해 벡스코 2전시장의 경우 조명이 어두운데다 관람객마저 적어 음침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이는 2022년 호요버스와 시프트업이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으로 붐볐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서브컬처 게임 팬들 사이에서는 “AGF 보다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대작들이 대거 출품됐음에도 정작 시연이 너무 힘들다는 관람객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오전 10시 행사장이 오픈되면 관람객들이 인기작 부스로 달려가는 풍경은 똑같았지만, 올해는 대기마저 쉽지 않았다. 지나친 혼잡을 우려해 행사장 내 대기 인원에도 제한을 걸었기 때문이다. 일부 관람객들은 멀리 부산까지 찾아왔지만 정작 시연은 하지 못하고 줄만 서다 돌아섰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올해는 콘솔 게임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모바일게임이 대부분이었던 예전과는 달리 PC와 게임패드로 시연하는 부스가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은 물론 글로벌 유명게임사들 대부분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 게임사 그리프라인이 1전시장에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선보인 것 정도가 전부였으며, 사실상 국내 게임사들만의 참여로 제한된 행사였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게임사들의 실적 악화와 더불어,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크지 않아 지스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국내 최대 게임축제인 지스타의 20주년임에도,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나 행사는 찾기 어려웠다는 점도 지적됐다. 해마다 티켓 고가 논란이 반복되는 BTB 관은 올해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