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가상자산 공약들/자료=코빗 리서치센터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의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 신호탄이 업계 전반에 강한 기대감을 불어 넣으며 코인시장 전체에 유동성을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비트코인이 30% 넘게 폭등했을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잠잠했던 알트코인·밈코인들도 들썩이고 있다.
19일 업비트가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지수(UBCI, Upbit Cryptocurrency Index)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감에 따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UBCI 공포-탐욕 지수는 전주 대비 11.77% 상승하면서 '매우 탐욕 상태'에 진입했다.
UBCI 공포-탐욕 지수는 매일 오전 9시(종가)부터 매 5분마다 이전 24시간 동안 업비트의 디지털 자산 가격과 거래량 지표를 수집해 지수화한다. '매우 탐욕 상태'는 높은 거래량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동반하는 단계를 뜻한다.
현재 탐욕의 바통을 이어받은 주자는 '알트코인'들이다.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이자 솔라나, 에이다, 수이 등 알트코인들이 돌아가며 기세를 이어 받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4위인 솔라나는 최근 3년 만에 원화 기준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강한 상승세다. 솔라나는 지난 18일 빗썸 기준 34만83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시총 10위권 알트코인 가운데 올해 유일하게 신고가를 기록했다.
솔라나의 상승세는 현물 ETF 출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솔라나는 ‘이더리움 킬러’로 불리며 알트코인 대장주 자리를 넘보고 있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규제 완화 가능성으로 인해 솔라나의 현물 ETF 출시가 유력하다”며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신규 현물 ETF 승인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강한 투기성을 보이는 밈코인들도 상승장에 합류 중이다.
대표적 밈코인인 도지코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존재감에 편승해 일찍이 비트코인과 함께 강한 상승세를 타며 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솔라나 기반 밈코인인 붕크, 모그코인, 브렛 등도 지난 15일 신고점을 경신하면서 정점을 찍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일명 '트럼프 트레이드'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지분 53%를 보유한 트럼프 미디어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백트' 측 지분 인수 협상의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해 온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 정책 뿐 아니라, 개인 사업 영역에서도 암호화폐에 승부수를 띄운 것.
코빗 리서치센터는 계류 중인 가상자산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면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과 규제 명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하며 현재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님을 시사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공화당의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을 신중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