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중구 명동 '너구리의 라면가게' 앞에서 너구리 마스코트와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들. (사진=김성준 기자) 명동역 9번 출구로 나서면 바로 오른편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너구리 인형이 보인다. 너구리 라면을 든 인형 옆에선 너구리 인형탈을 쓴 직원이 ‘너구리의 라면가게’ 개점을 알리는 팻말을 열심히 흔들었다. 거리를 지나던 행인들은 잠시 멈춰서서 인형탈과 인사를 나누거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매장 안까지 들어가 라면을 둘러보거나 직접 라면을 주문해 먹어보기도 했다. 3일 오후 ‘너구리의 라면 가게’로 들어서니 가장 먼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농심 라면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다. 제품별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맵기 단계가 직관적으로 표현돼 있었다. 매장 가운데엔 육개장 사발면과 너구리 용기면 모양 테이블이 장식돼 있고, 그 위엔 가득 쌓인 김치 짜구리 용기면과 너구리 피규어가 올려져 시선을 잡아끌었다. 테이블 뒤로는 라면 즉석 조리기와 함께 다양한 토핑을 직접 추가할 수 있는 셀프바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문을 연 ‘너구리의 라면 가게’는 농심이 호텔 체인 스카이파크 그룹과 협업해 준비한 라면 체험 매장이다. 매장에서 원하는 라면을 고른 후 직원에게 건네면, 계산 후 직원이 즉석조리기를 사용해 라면을 조리해 준다. 조리에 앞서 셀프바에서 양배추와 대파, 양파, 숙주, 떡, 어묵 등 6종의 토핑을 취향에 맞게 직접 추가할 수 있다. 토핑을 추가한 뒤엔 계란 추가 여부를 선택하고 기다리면 된다. 5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라면과 토핑, 계란을 모두 포함한 즉석 라면을 즐길 수 있다. 매장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만 약 130여명이 다녀갔는데, 열명 중 여덟명은 외국인이었다”면서 “주변에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점심시간쯤 손님이 많이 몰리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농심과 협업을 통해 앞으로 방문객이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 라면과 토핑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김성준 기자 오후 1시30분경 가장 바쁜 시간을 지난 매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이따금 고객이 찾아오면 직원들은 다시 분주해졌다. 방문객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매장 직원에게 라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품을 추천받기도 했다. 특히 맵기와 관련한 질문이 많았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고른 음식은 순한너구리와 순하군 안성탕면 등이었다. 이 밖에도 신라면, 부대찌개라면, 오징어짬뽕, 사천짜파게티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됐다. 매장을 찾는 외국인 중 상당수는 한국 라면을 보거나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필리핀에서 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에린 메이(Erin may)씨는 “한국 라면을 굉장히 좋아해서 필리핀에서도 많이 먹었었는데,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라면 가게가 보여서 들어오게 됐다”면서 “한국에서 먹는 라면은 필리핀에서 파는 매운 라면보다도 훨씬 매운 것 같다. 평소엔 신라면을 즐겨 먹었는데 맵지만 중독성 있는 맛이 매력적이라 계속 찾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A씨도 “한국 라면을 평소에도 많이 접했었지만 이렇게 종류가 많은 것은 처음 봐서 신기했고, 볼거리도 많아 흥미로웠다”면서 “특히 처음 본 라면 즉석 조리기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직접 라면을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B씨는 “여동생이 한국 라면을 좋아해 가족들과 H 마트를 자주 가는 편이고, 이전에도 한국 라면을 먹어본 적이 있다”면서 “한국 라면이 매운 편이라 비교적 덜 매운 라면을 먹었지만, 맛이 꽤 괜찮았고 미국 라면보다도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 즉석라면을 맛보는 일본 관광객들. (사진=김성준 기자) 한국 라면의 높아진 인지도에 발맞춰 농심은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시작으로 스카이파크와 협업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라면볶음밥, 짜파구리 등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메뉴를 호텔 조식 및 룸서비스에 반영하고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라면 선물세트 및 굿즈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명동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관광객들에게 농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스카이파크 그룹과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원래 호텔 측에서 운영하던 공간인 만큼 현재 매장 확장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조식과 룸서비스 등으로 협업을 확장해 나가려고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간다] “맵지만 중독적”…외국인도 울린 ‘너구리의 라면가게’

즉석조리기로 토핑 더한 ‘한강라면’ 체험…조형물 등 인테리어 지원도
방문객 10명 중 8명은 외국인, 상당수 “한국 라면 접한 적 있다” 답해
“맵지만 중독성 있는 맛 매력적”, “현지에서도 즐겨 먹는다” 등 호평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7.03 20:26 의견 0
3일 서울 중구 명동 '너구리의 라면가게' 앞에서 너구리 마스코트와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들. (사진=김성준 기자)

명동역 9번 출구로 나서면 바로 오른편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너구리 인형이 보인다. 너구리 라면을 든 인형 옆에선 너구리 인형탈을 쓴 직원이 ‘너구리의 라면가게’ 개점을 알리는 팻말을 열심히 흔들었다. 거리를 지나던 행인들은 잠시 멈춰서서 인형탈과 인사를 나누거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매장 안까지 들어가 라면을 둘러보거나 직접 라면을 주문해 먹어보기도 했다.

3일 오후 ‘너구리의 라면 가게’로 들어서니 가장 먼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농심 라면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다. 제품별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맵기 단계가 직관적으로 표현돼 있었다. 매장 가운데엔 육개장 사발면과 너구리 용기면 모양 테이블이 장식돼 있고, 그 위엔 가득 쌓인 김치 짜구리 용기면과 너구리 피규어가 올려져 시선을 잡아끌었다. 테이블 뒤로는 라면 즉석 조리기와 함께 다양한 토핑을 직접 추가할 수 있는 셀프바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문을 연 ‘너구리의 라면 가게’는 농심이 호텔 체인 스카이파크 그룹과 협업해 준비한 라면 체험 매장이다. 매장에서 원하는 라면을 고른 후 직원에게 건네면, 계산 후 직원이 즉석조리기를 사용해 라면을 조리해 준다. 조리에 앞서 셀프바에서 양배추와 대파, 양파, 숙주, 떡, 어묵 등 6종의 토핑을 취향에 맞게 직접 추가할 수 있다. 토핑을 추가한 뒤엔 계란 추가 여부를 선택하고 기다리면 된다. 5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라면과 토핑, 계란을 모두 포함한 즉석 라면을 즐길 수 있다.

매장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만 약 130여명이 다녀갔는데, 열명 중 여덟명은 외국인이었다”면서 “주변에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점심시간쯤 손님이 많이 몰리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농심과 협업을 통해 앞으로 방문객이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 라면과 토핑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김성준 기자

오후 1시30분경 가장 바쁜 시간을 지난 매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이따금 고객이 찾아오면 직원들은 다시 분주해졌다. 방문객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매장 직원에게 라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품을 추천받기도 했다. 특히 맵기와 관련한 질문이 많았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고른 음식은 순한너구리와 순하군 안성탕면 등이었다. 이 밖에도 신라면, 부대찌개라면, 오징어짬뽕, 사천짜파게티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됐다.

매장을 찾는 외국인 중 상당수는 한국 라면을 보거나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필리핀에서 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에린 메이(Erin may)씨는 “한국 라면을 굉장히 좋아해서 필리핀에서도 많이 먹었었는데,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라면 가게가 보여서 들어오게 됐다”면서 “한국에서 먹는 라면은 필리핀에서 파는 매운 라면보다도 훨씬 매운 것 같다. 평소엔 신라면을 즐겨 먹었는데 맵지만 중독성 있는 맛이 매력적이라 계속 찾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A씨도 “한국 라면을 평소에도 많이 접했었지만 이렇게 종류가 많은 것은 처음 봐서 신기했고, 볼거리도 많아 흥미로웠다”면서 “특히 처음 본 라면 즉석 조리기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직접 라면을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B씨는 “여동생이 한국 라면을 좋아해 가족들과 H 마트를 자주 가는 편이고, 이전에도 한국 라면을 먹어본 적이 있다”면서 “한국 라면이 매운 편이라 비교적 덜 매운 라면을 먹었지만, 맛이 꽤 괜찮았고 미국 라면보다도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너구리의 라면가게'에서 즉석라면을 맛보는 일본 관광객들. (사진=김성준 기자)

한국 라면의 높아진 인지도에 발맞춰 농심은 ‘너구리의 라면가게’를 시작으로 스카이파크와 협업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라면볶음밥, 짜파구리 등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메뉴를 호텔 조식 및 룸서비스에 반영하고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라면 선물세트 및 굿즈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명동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관광객들에게 농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스카이파크 그룹과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원래 호텔 측에서 운영하던 공간인 만큼 현재 매장 확장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조식과 룸서비스 등으로 협업을 확장해 나가려고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