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출신 구하라의 선택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워 하고 있는 가운데, 구하라를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던 전 남자친구 최종범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29일,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최종범의 혐의 대부분은 인정되지만,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최종범은 상해, 협박, 강요, 재물손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촬영)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촬영 당시 소리를 듣고 이후 삭제를 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이 이 동영상을 유포하거나 제보하지 않았으며 이를 이용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갖게 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영상의 내용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판장에서 비공개로 성관계 영상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구하라 측 변호사는 “성관계 영상인 것은 분명하고 양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재판장이 확인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아무리 비공개라고 해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다시 재생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차 가해다”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종범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의 양형 기준을 재정비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었는데, 25일 현재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구하라 때문에 올라온 청원은 아니지만, 구하라의 안타까움 사망 이후, 재판 과정과 결과가 다시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편 녹색당은 “그(최종범)에게 ‘반성하고 우발적이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오덕식 부장판사는 고 장자연 씨 성추행 혐의의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것은 재판이 아니라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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