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수준의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충격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화재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증권 역시 각 사업부문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원 메리츠' 출범 이후 계열사간 협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면서 시너지도 확대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4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327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2.5%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익 기준으로도 27.7%의 증가폭을 보이며 7362억원을 벌어들였다.
메리츠화재는 상반기동안 99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영업이익 역시 21.3% 늘어난 1조3371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5068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대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전년대비 2.4% 늘어난 369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3.2% 증가한 5018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부문별로는 기업금융(IB)부문에서 리스크관리를 통해 양질의 투자를 진행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리테일 부문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 순영업수익은 전분기보다 5.7% 줄어든 182억원을 기록했고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도 총 2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 줄어들었다.
■ "원 메리츠 출범 후 효율적 협업 가능"
메리츠금융은 상반기 우수한 성과의 배경으로 '원 메리츠' 출범에 따른 효과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최희문 메리츠금융지주 CIO는 "'원 메리츠' 출범 이후 통합된 지주 산하에서 각 계열사의 이해상충 관계가 해소되며 자본과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일이 가능해졌고, 계열사 간 협업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그룹의 연결 자산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은 소싱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수직적으로 기업 고객 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하고 수평적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영역 및 상품의 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증권과 캐피탈 간 자본 로케이션 등도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음을 강조했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캐피탈은 여신전문업종이라는 업의 고유한 특성상 수신 조달 기능이 없고 회사채 등 시장성 자금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회사채 투자자 및 신용평가사 등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할 때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과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안정성의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했다"면서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고정이하 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자본완충 능력을 높여서 캐피탈의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선제적인 조치를 상반기에 이미 취했기 때문에 하반기 추가적인 증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 확충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는 게 메리츠의 입장이다.
■ "부동산 금융 리더십 유지할 것"
한편 부동산 경기 흐름과 관련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희문 메리츠금융지주 CIO는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개선은 내년 하반기 쯤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최 CIO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 요건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온기 전이에 따른 미분양 물량 해소 및 주요 건설사들의 자금 흐름이 개선, 신규 분양 매출에 대한 자신감 회복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금융 비용 하락 및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공사비 증가세 완화 ▲경공매 활성화를 통한 토지 비용의 하락 등 구조적 변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 등을 꼽았다.
이에 그는 "메리츠는 당분간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며 위험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도 양질의 빅딜 주관 등 메리츠만의 강점인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딜 투자를 통해 부동산 금융 부문의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에 대해서도 앞서 공개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2024, 2025회계연도에도 중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연결 손익의 50% 이상을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할당할 것"이라며 "포워드 PER이 지금과 같이 10배 미만에 있을 경우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유사한 규모와 속도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