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랩(Rocket Lab)이 단순한 소형 로켓 회사에서 벗어나 우주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민간 우주방위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된 다수의 수주 성과와 전략적 기업 인수는 그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Neutron 발사체를 통해 미국 국방부와의 핵심 계약을 확보하면서, 군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뢰성과 정밀성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형 발사체 Electron은 단 6주 반 만에 5건의 발사를 성공시키며 업계 최고 수준의 정시성과 반복성을 증명했다. 이 중 13일 내 3건의 연속 발사는 고객 요청에 즉시 대응 가능한 실행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로쓰리서치 김나영 연구원은 "Electron은 단순히 소형 로켓을 반복 발사하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 수요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한 운용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Neutron은 로켓랩의 중형 발사체로, 최대 13톤급 페이로드를 운송할 수 있으며 2025년 하반기 첫 비행을 앞두고 있다. 아직 상용화 전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방부의 국가안보우주발사(NSSL) Phase 3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기술 신뢰를 입증했다. 미 공군연구소와의 포인트 투 포인트 우주 화물 운송 프로젝트 계약 또한 향후 군사 물류 분야에서 우주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로켓랩은 최근 독일의 광통신 전문 기업 Mynaric, 미국 EO/IR 센서 기업 Geost를 잇달아 인수하며 기술적 자립성과 수직계열화를 강화했다. 이는 위성 설계·제조부터 발사, 데이터 전송, 위협 탐지까지 전체 과정에서의 통합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Geost는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추진 중인 'Golden Dome' 프로젝트의 핵심 공급사로, 이번 인수를 통해 로켓랩은 고속 위협체 실시간 추적이 가능한 우주기반 방어체계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분기 실적은 -0.12달러의 EPS로 시장 기대를 하회하며 주가가 일시 하락했지만, 곧 반등세로 전환됐다. 핵심 수주 공개와 NASA 및 일본 iQPS 등 기존 고객과의 계약 이행 성과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그로쓰리서치 김나영 연구원은 “단기 손익보다 전략적 수익 모델과 기술 자립 기반을 선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강한 신뢰를 안겼다”고 분석했다.
Rocket Lab은 현재 10억 6,700만 달러에 이르는 총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12개월 내 수익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Electron과 Neutron을 중심으로 구축된 이원 수익 구조는 상업용 반복 발사와 국방 전략 임무 모두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켓랩은 단기 실적을 넘어, 민간 우주산업과 국방 우주기술의 교차점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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