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S리테일)
3분기 아쉬운 실적을 거둔 GS리테일이 슬그머니 미소짓고 있다. 개별 점포 수익성 위주 출점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새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종합 유통기업’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유통 본업 집중’이란 목표에 안정적으로 다가가겠단 방침이다.
1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주력사업 부문 수익성이 내려앉는 아쉬운 결과를 내놨다. 실제 이 기간 GS리테일의 편의점과 홈쇼핑, 수퍼사업부문의 총 영업이익은 10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감소했다. 구체적으로는 수퍼 부문 영입이익은 5.3% 성장했지만, 편의점과 홈쇼핑이 각각 6.5%, 12.7% 줄면서 주력 사업부문의 전체 영업이익을 갉아 먹었다. 특히 지난 2분기와 비교해 수퍼부문 영업이익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편의점과 홈쇼핑 감소세는 더 뚜렷해졌다.
다행인 점은 외형성장은 실현했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은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3.7% 성장한 3조54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홈쇼핑 매출(3.4%)이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편의점과 수퍼 매출은 각각 3.9%, 8.5% 증가한 2조3068억원, 4235억원을 보였다. GS리테일은 근거리 소비 채널에서 영향력을 강화한 결과로 평가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 감소했다. 슈퍼마켓 및 잡화점(-6.4%), 대형마트(-4.2%), 백화점(-3.9%), 편의점(-0.4%) 등 주요 유통채널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GS리테일은 대외적인 악조건 속에서 주력사업 부문 수익성이 일부 악화됐지만, 외형적 성장은 지켜낸 셈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내수 소비둔화 속 편의점 운영점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광고 판촉비 증가와 홈쇼핑 취급액 감소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주력 사업 부문 매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개별 점포 경쟁력이 관건…‘객단가’ 승부수 띄운다
GS리테일은 GS25와 GS더프레시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배달의민족'까지 확장했다. (사진=GS리테일)
다만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 GS리테일 전체 매출에서 75% 이상을 차지하는 편의점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그동안은 ‘규모의 경제’를 위해 경쟁적으로 출점을 늘려왔지만, 경쟁 심화로 점포 확장에 따른 판관비 등 비용 증가가 오히려 수익성을 깎아 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CU가 ‘점포수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매출 1위’ 자리까지 위협하며 ‘편의점 1위’라는 상징성에서 점차 멀어지는 모양새다.
상황은 이렇지만 GS리테일은 개별 점포 수익성 확보를 통한 ‘가맹점 매출 증대’를 타개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적 성장을 위한 무분별한 점포 확장 대신 EVA(Economic value added) 등 기존보다 강화된 출점 기준을 세우고, 객단가 상승을 목적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실제 GS25 전용앱을 활용한 퀵커머스 전략과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 등은 가맹점 고객 유입 및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객단가와 비교하면, 퀵커머스 이용 고객 객단가는 약 2.5배, 와인25플러스 픽업 고객 객단가는 약 6~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GS리테일은 가맹사업으로서 개별 점포 수익성 위주 출점 전략에 집중해 신규 점포 출점 성공률을 높이고 ‘점당 매출 1위’만큼은 계속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신선, 스포츠, 리테일테크, 주류, 카페, 금융 등 경쟁사 대비 다양한 카테고리 특화 매장을 각 상권에 맞게 출점해, 특화 매장 수 확대로 점당 매출 창출을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3분기 경쟁 편의점에서 GS25로 전환한 점포는 반대 경우보다 3.2배 높게 나타나는 등 가시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출점 경쟁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점포 수나 매출 경쟁은 현시점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편의점, 슈퍼마켓, 홈쇼핑을 아우르는 종합 유통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업부별 핵심 전략을 수립하고 본업 중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