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비비고’X오징어 게임2' 캠페인 영상. (사진=비비고 공식 유튜브 캡처)
내수 부진 속 ‘연말 특수’마저 실종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식음료업계가 ‘K-콘텐츠’ 파급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후속작 공개가 다가오면서, 적극적인 협업 마케팅으로 꺼져가는 소비심리에 불을 지핀다는 전략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오징어게임 시즌2’ 방영 시기에 맞춰 미국, 유럽 등 12개 국가에서 협업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공개한 비비고 광고 영상에서는 드라마를 시청하며 비비고 제품을 먹는 모습과, 드라마 속 연출을 활용해 주목도를 높였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글로벌 캠페인을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4개국에서 진행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비비고X오징어게임 시즌2’ 협업 제품은 한국과 호주에만 출시된 상태로, 현지 소비자 니즈에 맞춰 국가별 제품 구성을 차별화했다”면서 “아직 출시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판매 실적이 집계되진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식품·주류 업체들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콘텐츠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오뚜기는 신제품 ‘뿌셔뿌셔 버터구이오징어맛'과 '열 뿌셔뿌셔 화끈한 매운맛’ 2종을 선보였다. 패키지 디자인에 ‘오징어 게임’를 활용하고 캐릭터 씰스티커 30종도 무작위로 동봉해 재미 요소를 강화했다. 하이트진로도 라벨 디자인에 ‘오징어 게임’을 가미한 제품을 한정 출시했다. ’영희 게임기’와 ‘핑크가드 두꺼비 피규어’ 등 오징어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4종도 내놨다.
■가뭄 속 단비 ‘오징어 게임’ 효과, 내수 부진 벗어날 지렛대로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삼양라면'과 '참이슬' 제품. (사진=넷플릭스 캡처)
이 같은 움직임은 ‘재미 요소’를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는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의 일환이다. 드라마 속 캐릭터와 도형 등 상징을 디자인에 활용하고, 작중 게임 진행 장면을 광고로 연출하는 등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해 소비자 친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체들은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브랜드 인지도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식음료업계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탄핵 정국으로 연말연시 특수까지 흔들리면서 실적 악화를 모면할 방법이 절실한 처지다. 다만 경기 불황과 정치적 불안이 겹치며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돼 뾰족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삼엄한 분위기에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했다. 업체들에겐 때마침 방영하는 ‘글로벌 K-콘텐츠’ 연계 마케팅이 가뭄 속 단비가 된 셈이다.
앞서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라면, 소주 등 제품이 드라마 흥행에 따른 후광 효과를 톡톡히 입었던 만큼 업체들이 이번 마케팅에 거는 기대도 크다.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와 캐릭터 굿즈 등을 총동원해 소비자 눈길을 끌고,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키는 신메뉴를 선보여 매출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K-콘텐츠’ 인기를 등에 업고 해외 시장에서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 상승도 도모한다. ‘불닭 챌린지’가 현재 삼양식품 ‘불닭 신화’의 밑거름이 된 만큼, 드라마 방영 후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요소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연시 대목에는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마케팅을 펼치는데, 시국이 어지러운 상황인지라 홍보 활동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라며 “다만 ‘오징어 게임’처럼 ‘열풍’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끄는 콘텐츠의 경우 이에 편승하면 소비자에게 거부감 없이 제품 노출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