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IBK 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 부행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안상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오른쪽에서 첫 번째),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 김창일 아이지 대표이사(왼쪽에서 네 번째), 황의철 해양드론기술 대표이사(왼쪽에서 세 번째), 김중호 아이디어오션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이 'IBK벤처투자 첫 펀드 결성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24.12.18.(자료=IBK기업은행) “그동안 배당주로 괜찮은 선택지였는데, ‘밸류업 시대’엔 아무래도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올 초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들려준 IBK기업은행에 대한 투자 의견입니다. 금융당국의 배당 활성화 방침에 올해 기업은행의 매력도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여타 금융주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였습니다. 실제로 이들 4대 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정례화 등 주주환원 정책들을 쏟아내며 당국의 기대에 적극 호응했습니다. 반면, 기업은행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는 국책은행 특성상 자사주 매입·소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분기 배당 역시 정관개정과 당국의 인가가 필요해 회사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59.5%의 지분을 가진 대한민국 정부(기획재정부)이고, 한국산업은행(7.20%)과 한국수출입은행(1.84%)이 주요 주주입니다. 기업은행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와의 협의를 넘어 승인이 필요한 구조인 것이죠. 이런 배경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중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시장에선 사실상 밸류업 ‘소외주’에 가까웠습니다. 주가도 연중 우상향 곡선을 그리긴 했지만 4대 금융지주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기업은행이 이달 5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뒤늦게 발표하며 밸류업 선단에 합류했습니다. 배당성향 40% 달성, 분기배당 추진 등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어서인지 주가에 큰 반향이 없었습니다. 계엄 사태 영향도 감안해야겠습니다만, 발표 직전인 5일 종가(1만4330원)와 2주 뒤인 20일 종가(1만4290원)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발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업은행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주주환원 강화란 것이 사실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이익이 많이 나야 합니다. 그래야 나누든지 말든지 할 테니까요. 하다 말다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주주환원 강화의 전제 조건은 꾸준히 이익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이익 체력’인 것이죠. 설득력 있는 수익성 강화 내용이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허공에 흩어지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올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금융 부문 상장사의 공시를 살펴보면 ‘열심히 하겠다’, ‘많이 나누겠다’ 정도의 선언적 내용이 많습니다. 앞으로 이익을 어떻게 늘려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있는 보고서가 상당수입니다. 그에 비하면 기업은행의 발표 내용은 흥미로운 구석이 꽤 많습니다. 기업은행은 수익성 강화의 척도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제시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 기업은행의 ROE는 8.79%인데요, 2022년 9.45%까지 달성한 적이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목표는 아닙니다. 다만, 어쩌다 한 번이 아닌, 꾸준히 1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현재 그 수준을 현실에서 보여주는 은행은 미국 은행들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이익 체력을 몇 단계 끌어올려야 가능한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입니다. 민간의 시중은행들처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가는 국정감사에서 호되게 질책당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정책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으로부터 늘 건전성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시장이 위태로운 비상 시국에는 앞장서서 수익성을 희생해야 하는 숙명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런 기업은행이 어떻게 이익 체력을 몇 단계 끌어올릴 엄두를 낼 수 있었을까요. 해답은 ‘업의 본질’에서 찾았습니다. 매의 눈으로 혁신기업을 발굴,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해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업은행은 혁신창업기업 육성 플랫폼 ‘IBK 창공(創工, 창업공장)’ 프로그램을 2017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바 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882개사에 약 2조원을 지원했습니다.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마중물을 부으며 초기 모험자본시장을 선도한 것이죠. 기업은행은 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IBK벤처투자’라는 자회사를 지난해 말 설립했습니다. 내부 출신 김성태 행장이 지난해 1월 취임식에서 계획을 밝혔고 1000억원을 출자해 1년여 만에 설립을 완료했습니다. 올해 IBK벤처투자는 CEO 선임,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라이선스 취득 등을 거쳐 1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했습니다. 펀드는 두 개로 조성됐는데 하나는 퓨처플레이, 다른 하나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 퓨처플레이가 참여한 ‘스타트업 코리아 IBKVC-FP 2024 펀드(초기펀드)’는 아이디어 발굴과 기술 검증에 초점을 두고 초기창업기업을 지원합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스타트업 코리아 IBKVC-코오롱 2024 펀드(중후기펀드)’는 기술기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기업에 투자합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10대 초격차 분야 중소·벤처기업입니다. 두 펀드는 지난 18일 역사적인 ‘1호 투자’ 집행을 알렸습니다. 초기펀드 2개사, 중후기펀드 1개사 등 3개사에 총 40억원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초기펀드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은 아이디어오션은 AI 생성형 설계 솔루션을 상용화한 글로벌 최초의 기업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10억원을 투자받은 해양드론기술은 참치 어군 탐지 및 해상 배송 드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중후기펀드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은 아이지는 스마트팩토리 등 신기술 관련 직무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하네요. 이들 기업이 기업은행의 수익에 기여할 정도로 성장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끝내 수익에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큽니다. 나라별로 편차가 크긴 합니다만,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억달러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은 평균 0.1%도 안 됩니다. 수천개 창업 기업 중에 하나 성공할까 말까란 얘기지요. 초기투자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중도에 실패할 확률도 70% 가까이 됩니다. 그럼에도 매년 세계적으로 수 십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합니다.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라 우리는 늘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쿠팡, 크래프톤, 무신사 등 우리나라에도 가뭄에 콩 나듯 하나씩 생기긴 하지만 기대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성공 확률이 희박한 험난한 길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무엇보다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길입니다.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업의 본질’에 집중해 수익성 강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은 칭찬받고 응원받아 마땅하다 여겨집니다. 긍정적인 변화도 눈에 띕니다. 스타트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2000년대에는 벤처펀드 결성 규모가 연간 1조원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 약 18조원(2021~2022년)으로 불어났습니다. 그만큼 창업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죠. 최근 2년간 고금리 환경으로 후퇴하긴 했지만 건강한 구조조정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20년간 시장이 발전하면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됐고,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됐습니다. 스타트업도, 벤처캐피탈도 실패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국책은행은 수익성이 좋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기업은행은 실력으로 깨트렸습니다. 기업은행은 또 한 번 ‘벤처투자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트릴 수 있을까요. 나아가 벤처투자를 동력 삼아 ROE 10%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기에, 이번 만큼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정도가 아니라,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IBK기업은행 '기업가치 제고 계획' 중 수익성 강화 부분(자료=IBK기업은행) [뷰파인더] 코너는 국내 금융회사의 이슈와 전략을 조금 더 실감나게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현재의 기업 전략을 이해하려면 기업의 발자취, 그간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기업 CEO와 대주주에 대한 평가도 있어야겠죠.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과 미래를 입체적으로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IBK기업은행의 '미션 임파서블' [뷰파인더]

최중혁 기자 승인 2024.12.23 00:01 의견 0

김인태 IBK 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 부행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조효승 IBK벤처투자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안상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오른쪽에서 첫 번째),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 김창일 아이지 대표이사(왼쪽에서 네 번째), 황의철 해양드론기술 대표이사(왼쪽에서 세 번째), 김중호 아이디어오션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이 'IBK벤처투자 첫 펀드 결성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24.12.18.(자료=IBK기업은행)


“그동안 배당주로 괜찮은 선택지였는데, ‘밸류업 시대’엔 아무래도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올 초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들려준 IBK기업은행에 대한 투자 의견입니다. 금융당국의 배당 활성화 방침에 올해 기업은행의 매력도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여타 금융주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가였습니다. 실제로 이들 4대 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정례화 등 주주환원 정책들을 쏟아내며 당국의 기대에 적극 호응했습니다.

반면, 기업은행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고려해야 하는 국책은행 특성상 자사주 매입·소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분기 배당 역시 정관개정과 당국의 인가가 필요해 회사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59.5%의 지분을 가진 대한민국 정부(기획재정부)이고, 한국산업은행(7.20%)과 한국수출입은행(1.84%)이 주요 주주입니다. 기업은행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와의 협의를 넘어 승인이 필요한 구조인 것이죠.

이런 배경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중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시장에선 사실상 밸류업 ‘소외주’에 가까웠습니다. 주가도 연중 우상향 곡선을 그리긴 했지만 4대 금융지주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기업은행이 이달 5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뒤늦게 발표하며 밸류업 선단에 합류했습니다. 배당성향 40% 달성, 분기배당 추진 등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어서인지 주가에 큰 반향이 없었습니다. 계엄 사태 영향도 감안해야겠습니다만, 발표 직전인 5일 종가(1만4330원)와 2주 뒤인 20일 종가(1만4290원)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발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기업은행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주주환원 강화란 것이 사실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이익이 많이 나야 합니다. 그래야 나누든지 말든지 할 테니까요. 하다 말다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주주환원 강화의 전제 조건은 꾸준히 이익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이익 체력’인 것이죠. 설득력 있는 수익성 강화 내용이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허공에 흩어지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올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금융 부문 상장사의 공시를 살펴보면 ‘열심히 하겠다’, ‘많이 나누겠다’ 정도의 선언적 내용이 많습니다. 앞으로 이익을 어떻게 늘려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있는 보고서가 상당수입니다. 그에 비하면 기업은행의 발표 내용은 흥미로운 구석이 꽤 많습니다.

기업은행은 수익성 강화의 척도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제시했습니다. 작년 말 기준 기업은행의 ROE는 8.79%인데요, 2022년 9.45%까지 달성한 적이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목표는 아닙니다. 다만, 어쩌다 한 번이 아닌, 꾸준히 1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현재 그 수준을 현실에서 보여주는 은행은 미국 은행들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이익 체력을 몇 단계 끌어올려야 가능한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입니다. 민간의 시중은행들처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가는 국정감사에서 호되게 질책당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정책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으로부터 늘 건전성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시장이 위태로운 비상 시국에는 앞장서서 수익성을 희생해야 하는 숙명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런 기업은행이 어떻게 이익 체력을 몇 단계 끌어올릴 엄두를 낼 수 있었을까요.

해답은 ‘업의 본질’에서 찾았습니다. 매의 눈으로 혁신기업을 발굴,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해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기업은행은 혁신창업기업 육성 플랫폼 ‘IBK 창공(創工, 창업공장)’ 프로그램을 2017년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바 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882개사에 약 2조원을 지원했습니다.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마중물을 부으며 초기 모험자본시장을 선도한 것이죠. 기업은행은 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IBK벤처투자’라는 자회사를 지난해 말 설립했습니다. 내부 출신 김성태 행장이 지난해 1월 취임식에서 계획을 밝혔고 1000억원을 출자해 1년여 만에 설립을 완료했습니다.

올해 IBK벤처투자는 CEO 선임,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라이선스 취득 등을 거쳐 1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했습니다. 펀드는 두 개로 조성됐는데 하나는 퓨처플레이, 다른 하나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 퓨처플레이가 참여한 ‘스타트업 코리아 IBKVC-FP 2024 펀드(초기펀드)’는 아이디어 발굴과 기술 검증에 초점을 두고 초기창업기업을 지원합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스타트업 코리아 IBKVC-코오롱 2024 펀드(중후기펀드)’는 기술기업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기업에 투자합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10대 초격차 분야 중소·벤처기업입니다.

두 펀드는 지난 18일 역사적인 ‘1호 투자’ 집행을 알렸습니다. 초기펀드 2개사, 중후기펀드 1개사 등 3개사에 총 40억원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초기펀드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은 아이디어오션은 AI 생성형 설계 솔루션을 상용화한 글로벌 최초의 기업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10억원을 투자받은 해양드론기술은 참치 어군 탐지 및 해상 배송 드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중후기펀드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은 아이지는 스마트팩토리 등 신기술 관련 직무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하네요.

이들 기업이 기업은행의 수익에 기여할 정도로 성장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끝내 수익에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큽니다. 나라별로 편차가 크긴 합니다만,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억달러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은 평균 0.1%도 안 됩니다. 수천개 창업 기업 중에 하나 성공할까 말까란 얘기지요. 초기투자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중도에 실패할 확률도 70% 가까이 됩니다.

그럼에도 매년 세계적으로 수 십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합니다.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라 우리는 늘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쿠팡, 크래프톤, 무신사 등 우리나라에도 가뭄에 콩 나듯 하나씩 생기긴 하지만 기대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성공 확률이 희박한 험난한 길이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무엇보다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길입니다.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업의 본질’에 집중해 수익성 강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은 칭찬받고 응원받아 마땅하다 여겨집니다.

긍정적인 변화도 눈에 띕니다. 스타트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2000년대에는 벤처펀드 결성 규모가 연간 1조원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 약 18조원(2021~2022년)으로 불어났습니다. 그만큼 창업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죠. 최근 2년간 고금리 환경으로 후퇴하긴 했지만 건강한 구조조정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20년간 시장이 발전하면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됐고,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됐습니다. 스타트업도, 벤처캐피탈도 실패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국책은행은 수익성이 좋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기업은행은 실력으로 깨트렸습니다. 기업은행은 또 한 번 ‘벤처투자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트릴 수 있을까요. 나아가 벤처투자를 동력 삼아 ROE 10%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기에, 이번 만큼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정도가 아니라,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IBK기업은행 '기업가치 제고 계획' 중 수익성 강화 부분(자료=IBK기업은행)

[뷰파인더] 코너는 국내 금융회사의 이슈와 전략을 조금 더 실감나게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현재의 기업 전략을 이해하려면 기업의 발자취, 그간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기업 CEO와 대주주에 대한 평가도 있어야겠죠.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성과 미래를 입체적으로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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